차기 A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확정되면서 향후 A대표팀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명보의 아이들'에게 눈길이 쏠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의 중심에 있었다.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경기부터 '홍명보의 아이들'을 대거 차출했다. 이미 후임감독 구도와 한국축구가 가야할 방향을 짐작하고 있었다. 런던올림픽대표팀 18명 중 15명이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경기에서 최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최종예선 8경기에서 1분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은 총 35명의 선수 가운데 11명(정성룡 김창수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한국영 박종우 장현수 김영권 김기희)이 '미라클 런던'을 경험한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여기에 부상 등의 이유로 런던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누락됐던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홍정호(제주) 신광훈(포항)도 '홍명보의 아이들'로 분류된다.
6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후의 3연전에는 '런던 와일드카드' 정성룡(수원) 김창수(가시와)와 함께 이범영 박종우(이상 부산) 김영권(광저우) 김기희(알사일리아) 장현수(FC도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등이 선발됐다. 공격, 중원, 수비라인에 고루 포진했다. 18일 마지막 이란전에는 정성룡 김창수 지동원 장현수 김영권 김보경 등이 나섰다. 1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명이 '홍명보호'의 멤버였다. 될성 부른 유망주라 불리던 이들이 어느새 한국축구의 '대세'로 성장했다. 최 감독은 '홍명보의 아이들'을 매경기 차출하고, 골고루 기용하며,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했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홍명보 감독과 동고동락한 이들은 한국축구의 미래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한국축구를 이끌 황금세대다. '팀만큼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홍 감독의 축구철학, 솔선수범과 희생을 강조하는 홍 감독의 지향점을 가슴깊이 이해하고 있다. "나는 마음속에 칼을 하나 갖고 있다. 그 칼은 너희를 해치는 사람들을 해치기 위한 칼이다"라는 카리스마 어록과 따뜻한 형님 리더십은 축구팬들 사이에도 회자됐다. 군대 문제 등으로 비난받던 '캡틴' 박주영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고, '독도세리머니' 이후 외부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던 때, 낙담한 박종우에게 "함께 청와대 만찬에 가자"며 손을 이끌었다. 진심으로 다가서는 스승이자 선배인 홍 감독을 선수들은 '대장'이라 칭한다. 21~23세의 젊은 선수들은 경쟁속에 공존하는 법을 알고 있다. 서로의 축구스타일을 잘 안다. 눈빛만 봐도 통한다. 지난해 기적같은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며 서로에 대한 믿음은 더욱 공고해졌다. 마지막에 최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박주영(셀타비고)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은 클래스가 다른 선수들이다. 여기에 이청용(볼턴)이 가세하면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빅리거' 손흥민 지동원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대장' 홍 감독은 이들의 능력치를 200% 이상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다. 2012년 '미라클 런던'의 꿈을 이룬 이들이 2014년 '미라클 브라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