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9연승 뒤 꿀맛 같은 휴식을 보냈다. 연승기간에도 두 차례 우천취소로 숨을 고른 게 큰 도움이 됐다. KIA는 25일부터 두산-삼성-SK-롯데와 12연전을 치른다. 다음 휴식까지 많은 경기가 있는 건 아니다.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호기다.
휴식 기간은 어떻게 보냈을까. KIA는 대전 원정을 마친 다음날인 21일 하루 휴식을 취했다. 22일부터 3일간 오후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23일엔 광주 지방에 비가 내려 훈련을 축소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컨디션 유지를 위해 훈련을 이어갔다.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달 27일부터 가졌던 두번째 휴식기 때 KIA는 선수단에 다소 많은 휴식을 줬다. 훈련과 휴식이 하루씩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KIA는 당시 휴식이 끝나고 치른 LG와의 홈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4일 중 이틀을 통째로 쉰 게 오히려 역효과를 줬다.
휴식 이후 매치업은 쉽지 않다. 4팀 중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팀은 SK(5승2패)뿐이다. 두산과는 3승3패로 동률, 롯데에는 3승4패로 밀렸다. 특히 삼성에겐 1승5패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타격사이클이 뚝 떨어지던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포항에서 맞붙은 3연전이 컸다. 앞선 롯데와의 2경기서 모두 패한 KIA는 삼성전 3연패로 2위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당시의 5연패로 인해 벌어둔 승수를 까먹었고, 선두권에서 멀어지는 계기가 됐다.
KIA로서는 삼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상대다. 목표였던 우승을 위해선 삼성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이번 주말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은 향후 KIA 선수단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만한 파급력을 갖고 있다. 승부처 혹은 중대한 고비라고 볼 수 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먹이사슬 관계 혹은 특정팀에게 약점을 보이는 이유다. 이상하게 특정팀만 만나면 작아진다? 분명히 심리적 문제다. 선수들은 계속해서 '이번엔 이길 수 있을까?', '또 지면 어쩌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바이러스처럼 순식간에 선수단을 감싼다.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이후, KIA는 삼성전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9년 13승6패로 삼성을 압도했지만, 2010년과 2011년 7승12패, 지난해 6승1무12패로 밀렸다. 삼성만 만나면 작아진 것이다. 만약 이런 열세가 계속 된다면,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도 문제다. 상대에게 심리적 우위를 뺏기면, 단기전에선 승산이 없다.
9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만큼, 이번 12연전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연승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지만, 그동안 팀은 상승세를 이어갈 만큼 충분히 단단해졌다. 12연전 한 가운데 있는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이 열쇠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