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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30주년 기념식, 영광의 얼굴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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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한 한 주였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의 환희를 맛봤다. 영광의 빛이 바랬다. 도발을 서슴지 않았던 이란에 안방에서 패했다. 이란을 잡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던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무거운 바람이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이란이 끝난 지 이틀 뒤인 20일. 상암벌에선 30세가 된 한국 프로축구의 생일잔치가 열렸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행의 바람이 생일상 분위기를 훈훈히 띄울 것으로 기대됐던 만큼, 아쉬움을 지우긴 힘들었다. 하지만 한 자리에 모인 축구인들은 풀뿌리인 프로축구의 30주년을 축하함과 동시에 새로운 30년에 대한 희망섞인 바람을 나타냈다.

깜짝 손님도 있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K-리그 30주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블래터 회장은 "최근 제도를 정비한 K-리그가 앞으로도 아시아를 선도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프로축구 30년사에 그라운드를 수놓은 스타들은 레전드 베스트11로 한 자리에 뭉쳤다. 신의손 홍명보 김태영 최강희 박경훈 유상철 서정원 김주성 신태용 황선홍 최순호가 선정됐다.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김 호 감독, 김정남 프로연맹 부총재, 이상용 심판에게 각각 공로패가 주어졌다. 최순호 축구협회 부회장은 "뜻깊은 자리에 좋은 기억도 많지만, 작은 기억들도 주마등처럼 스쳐간다"고 회상했다. 현역에 이어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K-리그를 지키고 있는 황선홍 포항 감독은 함께 선정된 김태영 울산 코치를 향해 "현역시절 패스를 한 뒤 3초 뒤 태클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농을 치기도 했다.

K-리그는 이날 앞으로 달려갈 20년을 약속했다. 프로연맹은 이날 프로축구 중장기 발전 프로젝트인 비욘드11(BEYOND11)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K-리그가 아시아 1위를 넘어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연맹 뿐만 아니라 14개 구단이 모두 머리를 맞댔다. 출발은 늦었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리그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