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여자친구 김민지 SBS 아나운서(28)를 향한 박지성(32)의 마음이었다. 쑥스러움을 극복하고, 가슴에 하트 모양을 그리기까지 했다.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는 즐겼다. '사랑의 힘'은 위대했다. 박지성을 과감하게 변화시켰다.
속마음을 다 털어놓았다. 박지성은 20일 김 아나운서와의 만남부터 열애까지 모든 과정을 공개했다. 우선, 열애가 들통나 깜짝 발표를 하지 못한 아쉬움부터 전했다. 그는 "안타깝게 19일 사진이 나와 오늘 열애를 인정하는 날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아나운서와의 연애사를 가감없이 풀어나갔다. 박지성은 "소개팅 주선자가 누군지도 모른 상태에서 아버지께서 나가보라고 하셔서 나갔다. 상대방의 직업도 모르고 첫 만남을 가졌다. 2011년 여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 친한 오빠-동생 사이였다. 서로 잘 지내오다 (본격적인) 만남은 올 여름부터다"라고 덧붙였다.
연인으로 발전한 시기는 5월이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뒤 얼마지나지 않아 김 아나운서와 사귀게됐다. 박지성은 "2011년에는 많은 만남이 없었다. 올해 자주 연락했다. 꾸준히 만나다 보니 나를 많이 이해해 주는 것 같았다. 좋은 동생에서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나게 됐다"고 했다. 사귀자는 제안은 박지성의 몫이었다. 박지성은 "사귀자는 말은 내가 먼저 했다. 지난달에 내가 했다"고 했다.
박지성은 김 아나운서의 어떤 매력에 마음이 사로잡혔을까. 박지성은 "굳이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다기 보다 내 마음이 좋아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 아나운서는 과거 자신이 밝혔던 이상형에도 근접했다. 박지성은 "이상형이라 만나고 있다. 많은 분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자랑했다.
선호하는 데이트 장소는 어디일까. 박지성은 "시간이 날 때마다 만남을 갖고 있다. 여름에는 거의 매일 본 것 같다. 데이트는 사진에 찍힌 것처럼 데이트를 한다. 한강에 자주 갔는데 그날만 찍힌 것 같다. 크게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자주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늦게 걸린 것 같다"고 웃었다. 더불어 "일반인들이 하는 데이트를 하고 있다. 사람이 많은 곳은 부담스럽다. 그래도 놀이동산은 가겠죠?(웃음) 여자친구가 생방송을 해 늦게 만나야 한다. 식당을 못 갈 때도 많다. 그러나 영화도 보러가고, 남산도 가고, 양평도 가봤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은 어떤 애칭을 부를까. 박지성은 "나는 이름을 부르고, 김 아나운서는 '오빠'라고 부른다. 애칭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미 양쪽 부모님이 박지성과 김 아나운서를 봤다. 박지성은 "김 아나운서의 부모님을 만나뵌 적이 있다. 김 아나운서도 우리 부모님을 만난 적이 있다. 양가가 만난 적은 없다"면서도 "(김 아나운서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분 좋게 즐거운 식사를 나눴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7월 결혼설은 사실무근이었다. 박지성은 "결혼 얘기가 오간 적은 없다. 7월 초는 팀에 합류해 프리시즌이 예정돼 있다. 내가 은퇴를 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만남을 계속 가지게 되면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박지성은 스스로 50점짜리 남자친구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관심을 받기 전까지 80점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몇일간은 50점 정도"라고 했다.
책임감이 더 늘었다. 공개 연애를 택하면서 여자친구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했다. 박지성은 "지금까지 했던 두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경기를 잘 못하면 나만 욕먹으면 됐지만, 지금은 공개 연애로 여자친구까지 욕을 먹게 됐다"고 했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