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시즌 최하위 한화를 난타하며 파죽의 8연승을 올렸다. 선동열 감독은 KIA 부임 후 최다연승을 달성했다.
KIA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범호의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한화에 8대2로 이겼다. 이로써 KIA는 지난 8일 목동 넥센전부터 이어온 연승 숫자를 '8'로 늘렸다. 8연승은 선 감독에게도 각별하다. 지난해 KIA에 부임한 이후 7연승이 최다 연승기록이었으나 이를 새로 갈아치우게 됐다.
더불어 이날 KIA 선발로 나온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는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8승(3패)째를 달성하면서 팀 동료 양현종(8승1패)과 함께 다승부문 공동 선두로 치고 올랐다. 또 이범호도 이날 5회와 7회에 각각 3점 홈런과 솔로 홈런을 치면서 한화 소속이던 2009년 4월 30일 청주 LG전 이후 4년여 만에 연타석 홈런을 달성했다.
초반부터 KIA가 쉽게 점수를 뽑았다. KIA는 1회초 공격 때 한화 외국인 선발 이브랜드를 상대로 선두타자 이용규와 후속 김선빈이 각각 좌전안타와 3루쪽 내야 기습번트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김주찬의 희생 번트로 된 1사 2, 3루 찬스에서 나지완이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이용규를 홈에 불러들여 선취점을 냈다. 이어 1-1 동점이 된 4회초 1사 만루에서 이용규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도망갔다.
아슬아슬한 1점차의 리드에서 KIA의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은 이범호였다. 이범호는 2-1로 앞선 5회초 1사 1, 2루에서 이브랜드로부터 좌월 3점 홈런을 날렸다. 지난 16일 광주 SK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불붙은 이범호의 방망이는 다음 타석에서 또 아치를 그렸다. 한화가 5회말 1점을 추격하며 5-2가 된 7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한화 세 번째 투수 김경태를 상대로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쳤다. 휘청이던 한화를 향해 날린 카운터펀치였다. 이범호 못지 않게 모처럼 1번 타자 이용규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용규는 이날 6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올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안타를 기록했다.
이범호의 연타석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KIA는 비록 소사가 5회말 투구 도중 생긴 갑작스러운 발목 통증으로 인해 5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뒤를 이은 신승현(2이닝 무안타 무실점)-임준섭(1이닝 1안타 무실점)-박지훈(1이닝 무안타 무실점) 등 불펜진이 완벽에 가깝게 뒤를 틀어막아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멀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한 이범호는 "최근 몇 경기 쉬면서 김용달 타격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나는 원래 타격 때 강하게 힘을 주는 스타일이었는데, 코치님이 힘을 빼고 치는 게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하셨다. 그래서 힘을 뺀 것이 오늘 장타의 원동력이 됐다"며 김 코치의 조언이 멀티 홈런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이어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많이 쉬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햄스트링 부상 부위는 지금 괜찮아졌다. 앞으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신경쓰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IA 부임 후 최다인 8연승을 달성한 선 감독은 "투타 모두 잘해줬다는 말 밖에는 뭐가 더 있겠나"라며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선 감독은 이어 "상하위 타선의 고른 활약이 매우 고무적이다. 마운드도 중간에 이어나온 투수들이 추가 실점없이 잘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 김응용 감독은 "중심타선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