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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찬 목소리와 사레 잦다면 '성대마비'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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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성연 씨(40)는 1년 전 갑상선암 수술 후 갑자기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쉬고 음식을 먹을 때 사레가 잘 들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잠시 나타나는 가벼운 증상으로 여겼으나 반 년이 넘도록 호전되지 않아 목소리 전문 병원을 찾았다. 김씨의 병명은 한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성대마비였다. 김씨는 정확한 치료를 위해 신경 손상의 정도와 재생유무 등을 알 수 있는 음성분석검사와 후두근전도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후두신경이 손상되어 자연회복이 불가능하므로 간단한 주사 시술을 통해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

갑상선암은 2000년 이후 발생자수가 급속히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여성 암 중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갑상선암은 후골 밑에 있는 갑상선에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수술을 통해 이를 제거할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

2012년 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갑상선암의 남녀 전체 10년 생존율은 97.8%에 이르러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게 나타나는 만큼 비교적 가볍게 생각하는 암이다. 하지만 갑상선암 수술 과정에서 후두신경에 손상이 생길 확률이 높아 성대질환의 유발 가능성이 있다. 성대가 손상되면 쉰 목소리가 나며, 심할 경우 성대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은 "성대 진동을 조절하는 후두신경은 뇌에서 시작해 갑상선, 식도, 폐, 심장 등 인체의 중요한 부분에 붙어서 길게 주행하는데 이 경로에 있는 장기나 기관에 암이 발생하면 후두신경까지 전이될 수 있다"며, "특히 갑상선은 후두신경에 매우 가까이 있어 암이 후두신경까지 자라게 되면 성대마비를 유발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성대는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 중 후두신경에 의해서 후두와 성대 내 근육들이 조화롭게 움직여 목소리를 만들고, 호흡을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음식을 삼킬 때 작동하고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한다. 이 후두신경이 마비될 경우 성대가 움직이지 않고 벌어진 상태로 고정되어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성대의 진동을 유발할 수 없어 숨찬 듯한 쉰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음식을 삼킬 때 성대가 닫혀서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줘야 하는데, 이 기능이 상실되어 사레 걸림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갑상선암 수술 후 성대마비가 오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일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수술의 두려움으로 인해 참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성대의 불편함을 계속 방치할 경우 성대근육이 약화되고 후두관절들이 굳어져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폐 기능저하 등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성대마비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원인과 마비된 정도, 회복가능성 유무, 회복시점 등을 찾아내는 후두근전도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검사 후 성대마비의 증상에 따라 생체적합성 보형물질을 목을 통해 성대인대층에 주입하는 경피적성대성형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는 마비된 성대에 볼륨을 살려주는 시술법으로 양쪽 성대의 접촉이 잘 되고 진동도 원활해지면서 숨찬 듯한 목소리와 거친 목소리가 개선된다. 또한 식사 중 사레 걸림도 줄어들어 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다. 수술시간은 약 15분 내외로 짧으며 전신마취나 피부 절개 등이 없어 수술 후 바로 음식 섭취도 가능하다.

김형태 원장은 "성대마비 환자의 대부분은 김씨와 같이 갑상선 수술 등과 같이 수술 후 발생하는경우가 많으나, 약 30%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후두 내 종양, 외상, 선천성기형, 염증, 후두감염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