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걸그룹, 보이그룹에 이어 싸이까지. 최근 몇년간 K-POP은 말그대로 세계적으로 '핫' 했다.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 빅뱅, 슈퍼주니어 등 아이돌그룹들은 이미 아시아 스타를 넘어선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몇년간 계속되다보니 일부에서는 K-POP의 인기가 정체기가 아닌가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한류 2.0 시대를 연 글로벌 아이돌 그룹 1세대에 이어 나온 가수들이 대부분 1세대와 비슷한 콘셉트와 콘텐츠로 성공 사례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K-POP의 글로벌 인기가 조만간 사라질 수도 있다는 '소멸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외 전문가는 K-POP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주말 한국을 찾은 바이어컴(VIACOM)의 아시아 지역 수석 부사장인 인드라 수하르조노(Indra Suharjono)를 만났다.
바이어컴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기업 중 하나로 160개 국가에서 TV를 포함해 영화,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음악 케이블 채널인 MTV를 소유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MTV 아시아 채널을 관리해온 만큼 인드라 수하르조노 부사장은 K-POP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K-POP 가수들의 매력에 대해 "4년 전만해도 K-POP은 그저 잘생긴 애들이 나와서 춤추며 노래하는 정도라 생각했다. 그리고 인기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대부분의 K-POP 가수들은 전문성과 팀워크를 갖고 있더라.아이돌 그룹이라 해도 춤과 노래 실력이 최고 수준이다"며 "특히 팬들을 사랑해 수시로 온라인으로 소통을 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K-POP의 인기가 지금 이대로는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인드라 수하르조노 부사장은 "K-POP이 상대적으로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일본말로 노래하는 등 언어적 장벽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싸이가 미국에서 잘 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영어로 의사 소통이 됐기 때문이다"며 "그만큼 언어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K-POP 가수의 형태도 변화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주로 걸그룹, 보이그룹으로 활동을 해 왔는데 세계적인 트렌드는 그룹이 아니라 솔로다. 따라서 빅뱅 지드래곤이나 대성 같이 솔로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인드라 수하르조노 부사장은 오는 22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MTV 주최 음악상인 'MTV VIDEO MUSIC AWARDS JAPAN 2013(이하 MTV VMAJ)'에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카라의 멤버 니콜을 초대했다. 니콜은 이날 일본에서 발표했던 솔로곡 '로스트(LOST)'를 부른다.
인드라 수하르조노 부사장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MTV '월드스테이지 라이브 인 말레이시아 2012'에 카라가 한국 대표로 무대에 섰다"며 "멤버 중 니콜은 영어로 의사 소통이 돼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동시에 재능과 끼를 충분히 보여줘 이번에 솔로 무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해외에서 활동 중인 K-POP 가수 중 시장성이 가장 높은 가수를 꼽아달라는 부탁에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다. 밴드 음악이 더욱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