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사라졌다. 이제는 잔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1995년 이후 18년만에 월드리그 결선 진출을 노렸다. 한국이 배정된 C조의 1위 팀은 결선에 오른다.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박철우(삼성화재) 등 V-리그 스타 선수들이 모두 대표팀으로 합류했다. 상대팀도 해볼만했다. 한국의 FIVB랭킹은 22위다. C조에서 한국보다 랭킹이 높은 팀은 캐나다(18위)와 일본(19위)밖에 없었다.
대표팀은 1~2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일본과의 1주차 홈 2연전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2주차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문성민이 일본과의 1차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찢어지며 대표팀에서 나갔다. 핀란드와의 홈 2연전을 모두 내주었다. 그나마 2차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승점 1점을 얻은 것이 위안이었다. 안도감은 잠시였다. 3주차에 접어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15일과 16일 열린 캐나다와의 2013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3주차 원정경기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다. 2경기에서 단 1개의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2승4패(승점 7)를 기록한 한국은 C조 6개팀 가운데 4위로 떨어졌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C조 하위 2개팀(5,6위)은 내년 월드리그 예선으로 떨어진다. 현재 4위인 한국과 5위 일본과의 승점차는 1점에 불과하다. 한국은 하락세인 반면 일본은 상승세다. 일본은 15~16일 핀란드와의 홈 2연전에서 승리했다.
일정도 한국에게 불리하다. 한국은 5주차인 29일과 30일 네덜란드와 맞붙는다. 네덜란드는 캐나다와 조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팀이다. 일본은 C조 최하위로 떨어진 포르투갈 원정에 나선다. 경기 결과에 따라서 순위기 뒤바뀔 수 있다.
결국 대표팀으로서는 포르투갈과 펼치는 본선 마지막 2연전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대표팀은 다음달 7일과 8일 대표팀은 포르투갈로 날아가 원정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 한국이 한 발 앞선다. 다만 '원정경기'가 변수다.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 누적, 시차 등을 극복해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