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가 한국 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투수들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투수부문 상위권을 외국인 투수가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13일 현재 다승 순위를 보면 5승이상을 거둔 13명 중 8명이 외국인 투수다. 한국인 투수는 겨우 5명 뿐이다. 삼성 배영수와 KIA 소사, 양현종, 롯데 옥스프링이 7승으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고 6승으로 공동 5위를 달리는 4명은 세든(SK), 유먼(롯데), 밴헤켄(넥센), 니퍼트(두산) 등 모두 외국인 투수다. 즉 1,2위권 선수 8명 중 6명이 외국인 투수다.
평균자책점 순위도 1위는 세든이다. 1.56으로 유일한 1점대 방어율을 자랑한다. KIA 양현종(2.00)과 삼성 윤성환(2.34)이 2,3위를 달려 한국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지만 그 뒤를 NC 찰리(2.60)와 LG 리즈(3.29)가 뒤쫓고 있다. 평균자책점 10위 내에 외국인 투수가 6명.
탈삼진도 1위 바티스타(91개)부터 4위 세든(71개)까지 모두 외국인 투수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도 그랬다. 장원삼이 다승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다승 10위권의 11명 중 외국인 투수는 8명이나 됐다.
이젠 좋은 외국인 투수 2명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본이라는 말이 나온다. 좋은 외국인 투수 2명에 좋은 한국 투수와 타자들이 있어야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 외국인 투수가 조금만 삐걱거리면 순위 추락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쓰기 시작하면서 생긴 일이다. 외국인 투수가 선발 5명 중 2자리를 차지한다. 게다가 이들은 3선발 이내에 들어가 많은 경기에 출전한다. 당연히 4,5선발을 맡는 한국 투수들에겐 기회가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실력있는 한국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구단이 많은 돈을 주고서 수준급의 투수를 데려온 덕분이다.
문제는 한국 투수들이 클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 투수에게 선발 진입의 장벽은 너무나 높다. 3자리를 놓고 수많은 투수들이 싸워야 한다. 당연히 그전에 잘 던졌던 에이스급 투수들도 5선발을 놓고 다투는 경우도 있다. 유망주들이 5선발로서 경험을 쌓으며 커나갈 기회가 적어졌다.
이는 한국 야구 스타가 줄어든다는 치명적인 아쉬움으로 연결되고 관중수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발 예고제를 하는 한국프로야구는 선발에 따라 관중수가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국내의 스타급 에이스가 많을수록 애정을 가진 팬들이 많이 찾게된다.
성적을 위해선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잘 활용해야한다. 그리고 15년간의 검증 결과, 타자보다는 투수쪽에서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 됐고 각 구단은 모두 좋은 투수 찾기에 혈안이 됐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 투수의 성장은 예전만 못해졌다. 올시즌 주춤하는 인기에 또한가지 고민이 생긴 프로야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