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잠수함 김병현(34)이 퇴장 조치를 당했다. 마운드에서 강판된 후 넥센 덕아웃 쪽으로 걸어가다 돌아보면서 그라운드쪽으로 공을 던진게 문제였다. 문승훈 주심은 바로 넥센 덕아웃으로 가 김병현에게 퇴장 조치를 했다. 퇴장을 당하면 덕아웃을 떠나야 한다. 라커룸 또는 관중석에는 앉을 수 있다. 김병현은 라커룸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그 이유를 물었다.
문승훈 주심은 "김병현이 공을 던진 행동이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병현은 12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다. 1회초 롯데 박종윤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회와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4회 2사를 김대우에게 2루타, 신본기 정 훈에게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맞고 강판당했다. 김병현의 이날 기록은 3⅔이닝 5안타(1홈런) 4볼넷 1삼진, 3실점했다.
김병현은 1회부터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에 던진 직구가 조금씩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김병현은 그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지 않는 걸 갸우뚱했다. 문승훈 주심에게 어필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제구가 흔들렸다. 두 차례 폭투를 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면서 힘들게 경기를 풀어갔다.
염경엽 감독은 제구가 안 된다고 판단해 김병현을 조기에 교체했다.
김병현이 누구를 맞히려는 의도를 갖고 공을 던지지는 않았다. 그는 넥센 구단을 통해 "공을 던진 건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승훈 주심이 보기에는 김병현의 행동이 불손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누구나 주심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김병현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조금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다. 그에게 따라다니는'나쁜 남자' 이미지는 이제 완전히 지워버릴 때가 됐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