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역시 자신감인것 같다."
SK 김광현은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서 7이닝 3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올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투구수도 114개로 시즌 최다였다. 김광현이 110개 이상 던진 것은 지난 2011년 6월 23일 광주 KIA전서 147개를 던진 이후 2년 만이다.
김광현은 어깨 부상 때문에 그동안 투구수를 100개 이내로 조절해왔다. 무리할 경우 다시 어깨에 탈이 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114개의 투구수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김광현은 나흘 휴식후 17일 광주 KIA전에 등판해야한다. 보통 화요일 선발투수는 일요일에 또 던져야 하기 때문에 투구수를 100개 정도로 조절해주는 것이 대부분. 그럼에도 김광현은 화요일 경기에 114개로 자신의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는 곧 김광현의 어깨가 더이상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상징한다. 그냥 정상이 아니라 김광현 본인이 많이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는 뜻.
김광현은 1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6회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코칭스태프에서 7회도 던질 수 있냐고 물어봐서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몸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시즌 2승이었지만 자신의 피칭에 대한 점수는 70∼80점으로 짜게 매겼다. "어제 비가 왔는데 선발투수로서 수비수들이 비를 적게 맞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선취점을 내줬고, 타자들이 역전을 시켜줬을 때 또 점수를 줬다. 여러모로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다"고 했다. 5회까지 8안타 3실점을 했는데 오히려 투구수 90개를 넘겼던 6,7회엔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오히려 6회부터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클리닝 타임때 마운드에 새 흙으로 보강을 한 뒤부터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신있게 던졌다"는 김광현은 "올시즌 공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빗맞힌 안타를 맞고 점수를 주면서 '올해는 안되나부다'라는 생각도 했고, 자신감도 떨어졌었다.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같은 공도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는 것과 아닐 때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긍정'의 김광현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얘기했다. 예전 좋았을 때와 비교해 어느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예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말이다. 앞으로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김광현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도 알고 있고 내가 거기에 부응을 못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2007년 신인 때도 못하다가 마지막에 올라왔듯이 내 공만 믿고 자신감을 찾으면 괜찮아 질 것"이라며 희망을 얘기했다. 김광현은 11일 경기서 몸상태와 구위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 26살의 젊은 김광현에겐 희망이란 두 글자가 가슴에 새겨져 있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