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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에 숨은 KIA의 고민, 불펜 편향성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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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반격의 시동을 건 듯 하다. 5월의 깊은 침체기를 털어내고, 최근 3연승을 거두며 다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KIA의 3연승은 무려 47일 만이다. 투타에서 분명히 전보다는 힘이 붙은 듯 하다.

그런데 지난 8일 목동 넥센전부터 11일 광주 NC전까지의 3연승의 내용 속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하나는 3경기 모두 선발승이었다는 점이다. 양현종(8일)-김진우(9일)-임준섭(11일)이 모두 선발로 나와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의 안정화는 KIA 선동열 감독이 최근 그토록 바랐던 그림이다. 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야 반격의 힘이 생긴다고 했다. 그런 긍정적인 그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KIA의 반격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한가지 공통점은 불펜과 마무리의 운용형태다. 3경기 모두 선발이 내려간 다음 신승현-송은범의 필승듀오로 경기 중후반을 든든히 지켜낸 뒤 막판에는 마무리 앤서니로 승리를 매조졌다. 여기까지 보면 KIA가 다시 확실한 '필승 공식'을 되찾은 것 같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불안한 점이 감지된다. '필승조'에 대한 신뢰감이 '신승현-송은범'으로 치우친 듯한 느낌이다. 어떤 팀이나 '필승조'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감독은 박빙의 상황이나 승리를 반드시 확정지어야 하는 순간이 되면 이 필승조를 운용하는 것이 필수다. 불펜 중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지녔고, 경기 운영능력을 갖춘 필승조의 존재는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투수들의 스태미너와 구위는 무한하지 않다. 자주, 오래 던지면 어쩔 수 없이 지치고 구위가 떨어진다. 그래서 팀을 강하게 유지하려면 필승조를 언제 어느 순간에 효율적으로 운용할 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신승현-송은범'이 최근들어 너무 자주 등판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물론 그들의 구위가 불펜에서 가장 좋았고, 믿을만 했기 때문에 KIA 코칭스태프에서도 기회를 준 것이 당연하다. 그 결과 3연승이 완성됐으니 이 운용법이 감히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들이 현재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필승조라면 때로는 한 박자 쉬어가게 하는 식의 운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를테면 8-4로 앞선 8일 넥센전의 8회말이나 6-1로 앞선 9일 경기의 8회 1사 2루에서의 신승현 투입 시점과 같은 경우다. 점수차가 다소 여유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불펜 투수들을 활용하는 식의 운용법도 고려할 만하다.

물론 박지훈은 앞선 2경기에서 모두 등판해 실점을 한 상황이라 투입이 어려웠고, 한승혁 역시 6일 경기에서 1이닝 동안 4점이나 내주며 무너진 상황이었다. 유동훈 역시 7일 경기에서 2이닝을 던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결국 KIA 벤치가 택한 '신승현-송은범'의 투입이 최선이었다고 보여진다. 벤치는 보다 확실한 승리를 결정짓고, 동시에 이 주말 경기들을 치르면 하루의 휴식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고려해 '신-송' 필승조를 움직인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정말 중요한 관건은 신승현과 송은범의 두 명 외에도 1~2명 정도의 믿을만한 필승조가 더 나타나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보다 효율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KIA벤치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현재로서는 이들 외에 확실한 경기 지배력을 보여주는 투수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박지훈이나 한승혁의 성장 그리고 베테랑 유동훈의 구위 회복이 더욱 절실해진다. KIA가 제대로 반격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고민이 해결돼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