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1·삼성)의 주가가 점차 치솟고 있다.
오승환을 관찰하기 위한 해외 스카우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로 8시즌을 채워 대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국내 이적은 자유롭지만 해외 진출의 경우 소속 구단 삼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직 때가 때인지라 삼성이 오승환의 해외진출을 허락할지 확정된 게 없지만 주변에서는 오승환의 해외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오승환 자신도 해외로 진출해 뛰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동안 오승환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영입 1순위를 밝힌 오릭스 등 일본리그에서 주로 눈독을 들여왔다. 여기에 지난 3월 대만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릴 때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오승환을 관찰했다.
으레 WBC같은 국제대회에서는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오승환 관심'은 WBC에서만 그친 게 아니었다.
류현진이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이후 주로 윤석민(KIA)에게 쏠렸던 시선이 오승환에게도 널리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4일부터 넥센-삼성전이 열리고 있는 목동구장에는 스피드건 등의 장비를 챙겨들고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찾아든 '미국산 매의 눈'들이 줄을 잇고 있다.
넥센 구단 측에 협조 요청을 해 포수 뒤쪽 관중석에서 투수를 관찰하기 좋은 요지를 차지한 이들은 디트로이트와 보스턴, 시카고 컵스, 텍사스, 미네소타 등에서 파견된 스카우트와 구단 관계자였다.
디트로이트 고위 관계자가 넥센 유격수 강정호를 관찰하기 위해 목동구장을 방문했지만 나머지 대부분 스카우트의 시선은 오승환에게 가 있었던 것이다. 4일 경기는 삼성이 패한 까닭에 오승환을 구경할 기회가 없었던 만큼 이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리그가 진행중인 가운데 오승환을 타깃으로 삼아 이처럼 스카우트 행렬이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시작이다.
알고 보니 오승환에 대한 관심의 시선은 진작부터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즌 개막 초기인 지난 4월 메이저리그의 한 스카우트가 대구구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당시 삼성 구단 측도 처음에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관련 정보를 들었다고 한다. 지난달 잠실구장에도 삼성 경기가 열릴 때 해외 스카우트가 한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이 역시 오승환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는 게 야구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어졌던 미국 스카우트들의 발길이 이제는 공개되는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오승환 영입을 둘러싼 일본과 미국의 경쟁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뛰어넘어 미국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오승환. 지난해 류현진처럼 여름야구를 더욱 뜨겁게 달굴지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