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원 스포츠는 아직도 성적과 입시에 목메고 있다. 즐거움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 그러나 채윤수 스포츠제이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성적보다 즐거움이 1순위다. 채 대표는 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성적 위주보다 즐겁게 운동을 가르키는 것이 철학"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제이는 군산에 위치한 스포츠클럽이다. 사단법인 형태의 일반 클럽들과 구조가 다르다. 새로운 사회경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동조합 형태를 띄고 있다. 군산 뿐만 아니라 전국 최초의 스포츠형 협동조합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채 대표를 비롯해 오태환 박규삼 고 솔 유상은 이사 등 일선 학교 스포츠클럽 교사들은 1년여의 준비 끝에 이색적인 사업을 발굴, 도전했다. 매개체는 유소년 스포츠 교육이다.
스포츠 제이의 모태는 2011년 창단한 군산 주니어 사커 클럽팀이다. 당시 20여명으로 출발했던 클럽은 3년 만에 250명으로 늘었다. 스포츠 강사, 전문 지도자로 활동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도입해 대규모 클럽으로 발전했다. 채 대표는 "지방이다보니 환경이 열악해 힘들었다. 처음에는 취미반만 운영하다 지역에 있는 축구부와 연계해 운동장을 무상으로 사용했다. 이후 자본금을 모아 실내축구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채 대표가 가장 신경쓴 것은 비정규직인 열악한 지도자들의 처우개선이었다. 또 아이들에게 선진화된 스포츠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수익창출을 통한 이익은 다시 지역 체육발전에 환원하고자 했다.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게 된 이유다.
사업은 올해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기존 축구교실 외에도 농구와 유아체육, 성인 풋살클럽 등 다양한 종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스포츠 용품점 개장도 준비 중이다.
특히 클럽운영에 유소년스포츠클럽 프로그램인 SEM(Sports Education Management·HM스포츠 개발)을 도입,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SEM은 스포츠클럽 운영을 온라인으로 전산화시키는 그룹웨어다. 클럽 대표는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석관리와 수강료 현황, 사진, 동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입력할 수 있다. 클럽 대표가 지도자와 회원 관리, 자금관리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초 프로그램이다.
스포츠제이는 SEM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채 대표는 "우선 관리자한테 좋은 프로그램이다. 우린 중간급 클럽인데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됐었다. 그러나 우연찮게 SEM을 찾아 적용시켰는데 효과가 크다. 이제 클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SEM의 또 다른 효과인 학부모와의 의사소통도 원활해졌다. 채 대표는 "그동안 학부모들께 전단지를 통해 모든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SEM을 이용하면서 학부모들께서 공지사항과 회비 일자 등 세부적인 일정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아이들의 호응도 높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학교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이 속한 클럽에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것도 학부모들보다 아이들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채 대표의 청사진은 협동조합을 뛰어넘어 사회적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것이다. 그는 "협동조합 설립 원년인만큼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모범적인 협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해가고 있는 채 대표, 그의 프론티어 정신은 유소년 스포츠클럽계에 신선한 충격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