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하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개혁'을 선언한 레슬링이 새 규정으로 첫 대회를 열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한레슬링협회는 '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체육관에서 열리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최종 선발전에서 바뀐 국제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해다.
레슬링은 지난 2월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정식 종목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본 뒤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3개월간 무능과 부패로 비판에 직면했던 라파엘 마르티네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사퇴했고 여성부회장 자리를 신설하는 등 개혁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재미있는 경기'를 위한 룰 개정에도 앞장섰다. 특히 '재미없다'는 비판을 수용해 2005년에 도입한 2분 3회전의 세트제를 폐지하고 3분 2회전 경기로 9년 만에 복귀했다. 2회전(6분)동안 더 많은 포인트를 따낸 선수가 승리를 할 수 있어 1,2회전 내내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경기 운영할 수 밖에 없다. 또 자유형의 경우 소극적인 경기로 경고를 받은 선수가 30초 동안 점수를 내지 못하면 상대 선수에게 1점을 배앗기고 크레코로만형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파테르 혹은 스탠딩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까지 주어진다. 스탠딩 상황에서 상대를 넘어뜨리면 받는 점수가 종전 1점에서 2점으로 늘어난다. 패시브 제도 수정과 함께 공격적인 레슬링을 유도할 수 있는 룰 개정이다.
이런 자정 노력 덕분에 IOC 집행위원회도 지난 30일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후보로 야구·소프트볼, 스쿼시와 함께 레슬링을 선정했다. 9월 총회에서 레슬링이 최종 후보로 선택을 받는다면 2020년 올림픽에서도 레슬링을 볼 수 있게 된다.
FILA는 룰 개정을 발표하자마자 모든 경기에 적용하기로 했다. 9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역시 새 규정으로 치러진다. 이에 발맞춰 대한레슬링협회도 이번 최종 선발전에서 새 규정을 사용하는 등 세계선수권에 대비해 적응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최종 선발전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를 비롯해 1·2차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거나 아시아선수권에서 활약한 국내 최정상 선수들이 총 집결한다. 바뀐 경기 규정에 대한 적응이 이번 대회 변수다. 3회전이 2회전으로 줄어 쉬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선수가 새 규정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