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1일 현재 3위 롯데부터 6위 LG까지 촘촘히 늘어섰다. 3위와 6위 간 승차는 단 0.5게임. 매일 바뀔 수 있는 승차다. 치열한 순위 경쟁. 팬을 끌어모으는 요소다. 하지만 정작 각 팀의 관계자나 팬들은 답답하다. 어딘가 모르게 기형적인 시즌이다. 불완전한 전력의 팀들 간 중위권 싸움. 당분간 지속되거나 앞으로 더 과열될 공산이 크다.
▶불완전한 중위권 전력과 발판 효과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느 팀이나 위기가 온다. 부상자가 몰리거나, 집단 슬럼프에 발목이 잡힐 때가 있다. 올시즌도 어김 없다. 하지만 그 정도가 조금 지나치다. 현재 삼성, 넥센의 2강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거의 바닥을 드러낼 정도의 '추락'을 경험했거나 하고 있다.
개막 13연패를 기록한 한화는 여전히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최하위를 기록중이다. 신생 구단 NC도 4월 대위기를 경험했다.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 역시 마찬가지. 4월 중순 혹독한 7연패 추락을 경험했다. 4월 말부터는 부상병들이 속출한 LG가 위기에 빠졌다. 현재는 두산과 KIA, SK가 동반 위기에 처해 있다.
위기의 팀들은 더 큰 위기에 빠진 팀을 발판 삼아 탈출한다. 가진 힘이 다해 익사하기 일보 직전에 더 깊은 위기에 빠진 팀을 도움닿기 삼아 수면 위로 올라선다.
▶불완전 전력, 근본 원인은 얇아진 선수층
기형적 중위권 혼전 양상. 원인은 불완전한 전력에 있다. 근본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탓이다. 아마추어 토양은 지력이 약해진지 오래. 프로 무대에서 즉시 활약할만한 실력파 선수들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중고 신인왕이 대세인 이유. 여기에 신생구단까지 가세해 그나마 부족한 유망주 선수들을 입도선매해 간다. 농산물을 공급해야 할 땅은 점점 생산력을 잃어가는데 수확하는 사람들만 늘어난 셈. 여기에 류현진 이대호 등 거물급 슈퍼스타의 해외진출도 예비전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러다보니 핵심 전력의 선수가 다치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속절 없이 추락한다. 백업 시스템이 원활하게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 베스트 전력으로 평가하는 시즌 전 순위 예상이 번번이 빗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업이 두텁다고 평가받았던 두산조차 마운드에 닥친 집단 부상과 부진 속에 위기를 겪었다.
▶컴백 부상병, 더 치열해질 6월 판도
선수층이 얇아지다 보니 부상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치명적 부상선수가 있느냐 없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위기의 KIA에는 '50억원의 사나이' 김주찬이 돌아왔다. 컴백 경기에서 적시타를 날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친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 급피치를 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한 LG는 가속도를 붙일 전망. 주포 이진영이 돌아왔고, 조만간 유원상이 복귀해 허리에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포수 현재윤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완전 전력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바닥'을 찍은 두산도 복귀병들이 희망이다. 오랫동안 참을성있게 기다린 개릿 올슨의 활약 여부가 변수. 50여일만인 1일 넥센과의 복귀전에서 첫 술은 배부르지 않았지만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이용찬도 일단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KIA와 두산의 반격이 본격화될 경우 순위 싸움은 치열해질 전망.
일찍 찾아온 무더위 속에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여름승부. 부상 매니지먼트가 중·상위권 판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