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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점 도전 삼세번' 한화, 눈물나는 연패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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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삼세번 도전 끝에 추가점을 내며, 역전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5대1로 승리했다. 모처럼 나온 역전승이었다. 특히 이번주 두 차례나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4연패에 빠져있었기에 너무나 반가운 승리였다.

한화는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에서 3-0으로 앞서 있다 8회 5실점하면서 3대5로 역전패했다. 다음날 N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김응용 감독은 "멋있는 플레이까지 나와서 이기나 했는데 1점을 못 달아나서 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한화는 소위 말하는 '되는 게임'을 했다. 초반부터 선취점을 내며 가볍게 출발했고, 3점차로 달아난 5회말엔 수비강화를 위해 투입한 좌익수 추승우가 오지환의 타구를 담장 끝까지 쫓아가 점프해 낚아냈다. 2루를 돌고 3루를 향하던 1루주자 이대형까지 잡아내는 병살플레이. 그야말로 '슈퍼캐치'였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 추가득점이 안 나온 게 문제였다. 5,6번타자가 계속해서 침묵했다. 2점을 먼저 낸 3회초 1사 2,3루서 5번타자 최진행과 6번타자 김경언이 침묵한 게 시작이었다. 5회에도 김태균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온 뒤 계속 된 1,3루서 최진행과 김경언이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 무사 1,2루 마지막 찬스도 무산됐다. 이번엔 김경언이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김 감독은 "계속 3-0으로 가길래 이상하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경기가 안 되려니까, 5,6번 타순에 계속 찬스가 걸리는데 외야 플라이가 두 번씩이나 안 나오더라. 추가득점 낼 기회를 세 번이나 날리니까 졌지"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웬만해선 전날 경기를 자세히 복기하지 않던 그가 매순간을 꼬집으며 화를 억눌렀다. 시즌을 통틀어 두고두고 아쉬울 만한 경기였다.

1일 NC전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1회부터 NC 선발 아담을 두들겨 3득점, 기분 좋게 앞서 갔다. 하지만 추가점은 없었다. 아담은 2회부터 7회까지 단 1볼넷만을 허용하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한화 타선은 아담에게 5이닝이나 삼자범퇴로 물러나고 말았다.

잘 던지던 선발 윤근영이 내려가자 NC 타선은 야금야금 점수를 내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화는 무기력했다. 바뀐 투수 임창민을 상대로도 8회와 9회 단 1볼넷을 얻어내는데 그쳤다.

이쯤 되면 '추가점'에 한이 맺힐 만도 했다. 다행히 '삼세번' 만에 추가점을 내며 역전패가 아닌, 역전승에 성공했다. 0-1로 뒤진 4회말 추승우의 3점홈런으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한 한화는 바티스타의 역투 속에 아슬아슬한 2점차 리드를 이어갔다. 바티스타는 개인 최다인 137개의 공을 던지면서 8이닝을 책임졌다. 4안타 1홈런 4볼넷 14탈삼진 1실점. 4회 NC 조영훈에게 내준 솔로홈런이 이날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바티스타는 14탈삼진으로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여전히 3-1로 앞선 8회말, 한화는 그토록 기다렸던 추가점을 내는 데 성공했다. 1사 후 김경언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대수가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추승우가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이학준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5-1까지 달아났다.

한화는 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을 제외한 선발투수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등판시키고 있다. 정해지지 않은 건 4,5선발 뿐만이 아니다. 불펜의 필승조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오직 마무리 송창식 만이 '최후의 보루'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마운드 운용은 추가점 하나 못 내는 한화의 전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젊은 투수들에게 경험을 주고 싶어도, 박빙의 상황을 견뎌낼 수 없는 투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송창식이 무리한 등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추가점을 낸 뒤에도, 9회도 깔끔하게 끝내지 못했다. 바뀐 투수 김경태가 조영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권희동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2개가 남은 상황, 4점차 리드에도 한화 벤치는 교체를 지시했다. 송창식이었다.

송창식은 지석훈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이상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전 한화 코칭스태프는 "송창식은 웬만하면 내보내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도 마지막에 찾은 건 송창식이었다. 이날 경기 후 4일 휴식을 감안한 등판이었지만, 송창식을 보는 팬들의 마음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