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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들의 귀환' 손예진-문근영 vs 고현정-이보영 '안방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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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들의 귀환이 시작됐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고현정과 손예진을 필두로 시청률보증수표로 통하는 문근영과 이보영이 연이어 돌아온다.

최근의 안방극장은 '막장'으로 무장한 일일극과 주말극의 맹렬한 기세 속에 평일 미니시리즈의 시청률 저하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고 시청률이 30% 가까이 치솟는 주말드라마와 달리 미니시리즈는 10% 초중반대 시청률만 기록해도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상황이다. 신작 드라마의 전면에 나선 여배우들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누가 여제다운 활약상을 보여줄지 이들의 경쟁 구도가 자못 흥미롭다.

첫번째 주자는 27일 첫 방송된 KBS2 월화극 '상어'의 손예진이다. 2010년 MBC '개인의 취향' 이후 드라마 출연은 3년 만이다. '상어'는 박찬홍 PD와 김지우 작가 콤비가 선보인 '부활'과 '마왕'을 잇는 3부작 복수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일찌감치 방송가의 주목을 받아 왔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칼끝을 겨눠야 하는 남자와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은 극 중 가야호텔 외동딸이자 검사인 조해우 역을 맡아, 한이수 역의 김남길과 호흡을 맞춘다. 첫째주 방송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어린 시절 첫 만남과 집안의 악연 등이 그려졌다. 시청률은 1회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회 6.7%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하위로 출발했다. '부활'과 '마왕'의 경우, 탄탄한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상승했고 시청자들에게 '명품 드라마'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월화극 1위인 MBC '구가의 서'와 탄력을 받기 시작한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맞서 손예진이 전작들과 같은 대역전극을 펼쳐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손예진과 맞붙는 '구가의 서' 수지의 바통은 문근영이 이어 받는다. 문근영은 '구가의 서'의 후속작 '불의 여신 정이'에 출연한다.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이었던 백파선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 이 작품에서 문근영은 주인공 유정 역을 맡았다. 사극 출연은 SBS '바람의 화원' 이후 5년 만이다. 그간 우리의 전통 문화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궁중 음식문화를 선보였던 '대장금'은 물론이고, 문근영이 출연했던 '바람의 화원'도 방송 당시 한국화 붐을 일으켰다. 조선 도자기를 소재로 한 '불의 여신 정이'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으로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등 사극과 인연이 남달라 안팎의 기대도 크다. 문근영은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수개월 전부터 도예를 배우는 등 남다른 노력을 쏟고 있다.

'카리스마 여제' 고현정은 수목극으로 돌아온다. SBS '대물'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인 MBC '여왕의 교실'이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여왕의 교실'은 스스로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되어 아이들을 궁지에 내모는 마여진 선생과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항하며 현실을 깨달아 가는 6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독특한 학원물이다. 이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고현정은 마선생에 최적의 캐스팅이라 자부한다"며 "대본리딩과 촬영현장에서 지켜본 고현정의 카리스마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대물'의 여성 대통령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던 그는 이 드라마에서 '절대권력자' 마선생으로 분해 위악적인 겉모습 안에 진심을 감춘 참된 스승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작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다소 겹치는 부분은 우려스럽지만, 김향기, 김새론, 서신애, 이영유, 천보근 등 스타 아역배우들과의 시너지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는 6월 5일 첫 방송되는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는 이보영이 있다. KBS2 '내 딸 서영이'를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려놓으며, 뛰어난 연기력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흥행력까지 겸비하게 된 터라 출발부터 분위기가 좋다. 이 드라마는 속물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이보영)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비의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 바른 생활 사나이 차관우(윤상현)가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전작 '내 연애의 모든 것'이 마니아 시청자들의 호평에도 4~5%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이 다소 걸림돌이지만, 동시간대 KBS2 '천명'과 MBC '남자가 사랑할 때' 역시 시청률 10%에 간신히 턱걸이 하는 수준이라, 안방극장의 '부동층'을 흡수한다면 충분히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