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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대표팀 복귀 임영철 "리우서 금 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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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의 주역 임영철 감독이 돌아왔다.

5년 만에 가슴에 단 태극마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끝으로 실업무대에 주력했던 임 감독은 최근 대한핸드볼협회로부터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 실업팀 지도자 신분으로 대표팀을 겸임했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베이징올림픽과 달리 사상 첫 전임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 탈환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운 핸드볼협회의 야심작이다. 인천시체육회를 실업 무대 최강으로 이끌었던 임 감독은 장고 끝에 태극마크를 손에 쥐었다.

임 감독 체제로 변신한 여자 대표팀이 23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전용구장서 열린 서울컵 국제여자핸드볼대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상대는 국제핸드볼연맹(IHF) 여자랭킹 2위 러시아. 10위 한국에 비해 한 수 위의 상대로 꼽히는 팀이다. 1.5진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는 했으나, 평균신장에서 10㎝나 앞서는 탁월한 신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임영철식 핸드볼이 진가를 발휘했다. 러시아의 장신숲을 스피드로 허물었다. 전반전에만 점수차를 6골로 벌리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 지었다. 당황한 러시아 벤치가 후반 초반 주전급 선수를 대거 투입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침착하게 속공과 수비를 전개하면서 결국 35대31, 4골차 승리를 거뒀다. 임 감독 입장에선 성공적인 데뷔전 결과였다. "5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보름 간 훈련하고 나선 대회라 여러모로 미비한 점이 많았지만, 좋은 출발에 만족한다."

아테네 은메달과 베이징 동메달로 우생순 신화를 쓴 임 감독은 국내 최고의 여자 지도자 중 한명으로 꼽을 만하다. 그래서 부담감이 더 크다. 사실 여자 핸드볼은 베이징올림픽을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것은 시작이었다. 2011년 브라질세계선수권에선 11위로 부진했고, 급기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노메달로 고개를 숙였다.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유럽의 추격은 무서웠다. 장신 선수까지 앞세운 상대의 반격에 한국 여자 핸드볼이 설 자리는 없었다. 임 감독은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우리가 스피드에서 앞섰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 "체격적으로 우리가 승리하긴 힘들다. 스피드를 더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지향점을 밝혔다.

어려운 도전이지만, 해 볼 만하다는 평가도 많다. 숙원이었던 세대교체는 이제 완성단계에 접어 들었다. 언니들의 자리는 이제 김온아(25) 류은희(23) 원선필(19· 이상 인천시체육회) 권한나(24·서울시청) 등 신세대들의 차지가 됐다. 러시아전에서 9골을 폭발시키며 깜짝스타가 된 최수민(23·서울시청) 같은 선수들의 발견도 반갑다. 임 감독은 "예전보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다. 부상 중인 김온아도 12월 세르비아세계선수권에는 복귀할 것 같다"며 "윙, 피봇 등 보완해야 할 포지션이 몇 군데 있지만, 남은 기간 잘 맞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감동을 안겼지만, 정상에 오르진 못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새로운 도전의 꿈은 뭘까. "지난 두 번의 기억에 아쉬움은 없다. 이번도 물론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어보고 싶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