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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남매'박영숙-이상수 세계선수권 혼복 동메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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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복식이 가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국 직전 유남규, 김형석 남녀탁구대표팀 감독의 예언이 적중했다.

2013년 파리세계탁구선수권 고대하던 한국의 첫 메달은 혼합복식에서 나왔다. '닥공' 박영숙(25·한국마사회)-이상수(23·삼성생명)조가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17일 오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옴니스포르 드 베르시 경기장에서 펼쳐진 열린 2013 세계선수권 혼합 복식 8강전에서 대만의 첸지안-후앙이후아조를 4대2(12-10, 4-11, 11-7, 11-6, 9-11, 11-3)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첫세트부터 듀스 접전이었다. 12-10으로 첫세트를 따내고 2세트를 4-11로 내줬다. 3세트에선 이상수 특유의 '닥공' 드라이브가 빛났다. 4세트, 이상수가 흔들리자 누나 박영숙이 중심을 잡았다. 6-6 상황에서 박영숙의 드라이브가 힘을 발휘했다. 왼손의 묵직한 돌직구에 대만 에이스 첸지안이 힘을 쓰지 못했다. 내리 4점을 따냈다. '승부처'였다. 누나의 파이팅에 동생도 힘을 냈다. 깔끔한 피니시로 11-6 승리를 거뒀다. 5세트를 9-11로 내줬지만 마지막 6세트를 단 3점으로 틀어막으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승리를 결정지은 후 '핑퐁남매'가 서로를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2001년 오사카세계선수권에서 오상은(36·대우증권)-김무교(38·현 여자 대표팀 코치)조가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12년만의 혼합복식 메달이다.

손발을 맞춘 지 불과 2달만에 동메달 쾌거를 일궜다. 왼손 셰이크핸더인 박영숙은 국내 복식랭킹 1위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 박상준 코치의 애제자로 위력적인 왼손 파워드라이브를 갖춘 환상의 복식 파트너다. 오랜기간 펜홀더 에이스 이은희와 호흡을 맞춰왔다. 2년전 로테르담세계선수권 16강에서 '중국의 에이스' 펑야란-무지 조에 4대0 완승을 거두고도 라켓 러버 문제로 실격을 당했다. 이번 대회 여자복식에서 새 파트너 양하은과 8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2년 전 상처를 말끔히 씻어냈다.

'차세대 에이스' 이상수는 이번이 세계선수권 첫 도전이다. 오랫동안 이상수를 지도해온 강문수 탁구대표팀 총감독이 "연습량과 성실성에서만큼은 말할 필요가 없는 선수다. 감독인 내가 봐도 존경스러울 정도"라고 극찬할 만큼 탁구에 미친 '연습벌레'다. 2011년 코리아오픈에서 세계1위 마롱을 꺾고 준우승하며. '오픈대회 사나이'로 불릴 만큼 큰무대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혹독한 체력훈련을 견뎌냈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느낌이 좋다. 뭔가 보여주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이상수-박영숙 조는 18일 오후 5시 중국의 왕리친-라오징웬 조와의 4강전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경기를 할수록 더 호흡이 잘 맞는 느낌"이라며 "중국을 꺾고 반드시 결승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8강에 오른 조언래(27·에쓰오일)-양하은(19·대한항공) 조는 북한의 김혁봉-김정 조에 1대4(5-11, 9-11, 8-11, 11-6,3-11)으로 져 탈락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