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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다녀온 나이트 7볼넷 난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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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외국인 투수 나이트는 최근 아내의 출산 관계로 구단의 허락을 받고 미국을 다녀왔다.

지난 6일 출국해 딸 브린리의 탄생을 지켜본 뒤 13일 귀국한 나이트는 16일 목동 한화전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5일 목동 KIA전 이후 11일만의 실전 피칭이었다. 휴식 기간을 따져보면 귀국 직후 등판할 수도 있었으나 시차 적응 등 컨디션 조절 때문에 3일간의 준비 기간을 더 가졌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투수라 하더라도 열흘 이상의 공백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일. 스피드는 살릴 수 있다고 쳐도 실전 감각이 무뎌진 상태에서는 제구력 불안을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나이트는 이날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5⅓이닝 동안 무려 7개의 볼넷을 내줬다. 피안타 5개에 5실점(3자책점).

나이트가 국내 무대에서 한 경기 7볼넷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삼성 시절인 지난 2009년 8월15일 대구 KIA전, 넥센으로 옮긴 이후인 2011년 8월30일 광주 KIA전서 7볼넷을 내준 적이 있다. 나이트는 원래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는 아니지만, 지난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올리며 국내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안정된 제구력이었다.

그러나 이날 나이트는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었다. 1회부터 4회 2사까지는 볼넷 없이 2루타 2개로 1실점 밖에 하지 않았지만, 4회 2사후 김경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부터 급격한 제구력 난조를 보였다. 투구수 60개가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5회 볼넷 2개로 1실점하는 과정에서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9번 조정원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아무래도 피칭 감각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투구수가 많아지다 보니 근력과 집중력 모두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6회에는 결국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선두타자 한상훈을 또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진행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태균과 김경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에 몰렸고, 이대수에게 137㎞짜리 싱커를 한 가운데로 찔러넣다 우전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0-3에서 송신영이 마운드에 올라 추승우를 1루 땅볼로 잘 유도했으나, 1루수 서동욱의 홈 악송구로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면서 나이트의 실점은 5개로 늘어났다.

나이트의 투구수 104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3개였고, 주무기인 싱커는 70개를 던져 절반이 넘는 36개의 볼을 기록했다. 제구에 애를 먹은 모습이 수치상으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나이트는 귀국 다음날인 14일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며 시차 적응을 한 뒤 이튿날인 15일 가볍게 불펜피칭을 했다. 미국 출국 직전에 나섰던 5일 목동 KIA전에서 나이트는 3⅓이닝 7안타 5볼넷 8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하면서 시즌 첫 패배를 안은 바 있다. 이후 11일만의 등판에서 부진을 보인 것은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측면보다는 흐트러진 컨디션을 되찾고 몸의 리듬을 찾는데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나마 위기에서 병살타 3개를 유도하며 실점을 최소화한 것은 나이트의 경기운영능력을 잘 보여하는 대목이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