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명문 벤피카가 유럽 정복 문턱에서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벤피카는 16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첼시를 맞아 1-1로 비긴 후반 종료 직전 상대 수비수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의 헤딩골로 무너졌다.
이로써 벤피카는 유럽 팀간 대회에서 준우승만 7번 차지하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벤피카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 컵에서 1962~63, 1964~65, 1967~68, 1987~88, 1989~90, 5차례 결승전에서 눈물을 삼켰다. 유로파컵의 전신인 UEFA컵에서도 1982~83 시즌 준우승에 그쳤다.
이쯤 되자 벤피카의 레전드 감독 벨라 구트만의 '100년 저주'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헝가리 출신의 구트만은 1959~1962년 짧은 기간 벤피카를 맡아 유러피언컵 2차례, 포르투갈 리그 우승 2차례, 컵대회 우승 1차례 등 엄청난 성과를 일궜다.
하지만 1961?62시즌 팀을 유럽 정상에 올려놓은 직후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연봉에 불만을 품고 팀을 떠났다. 이 때 그는 "지금부터 100년 동안 벤피카는 유럽 대회 우승을 차지 하지 못할 것"이란 저주를 남겼다.
이 저주는 이후 벤피카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할 때마다 회자됐다.
이 때문에 199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AC밀란과 유로피언 결승전을 갖게 됐을 때 벤피카의 레전드 공격수 에우제비오는 마침 그 도시에 있던 구트만의 묘지를 찾아 "저주를 풀어달라"고 기도까지 했다.
하지만 그 해도 벤피카는 70분 프랑크 레이카르트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패했다.
올시즌 호르헤 헤수스 감독이 이끄는 벤피카는 독일 레버쿠젠과 프랑스 보르도, 잉글랜드 뉴캐슬, 터키 페네르바체를 차례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지만, 예상치 못한 버저비터 골에 당했다.
포르투갈 언론과 팬들은 "저주가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50년 더 남았다"면서 "벤피카 팬들이 구트만의 무덤에 성지 순례라도 가야하는 것 아니냐"며 푸념과 공포감을 함께 털어놓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