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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 향후 10년, KOVO 로드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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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한국배구를 책임질 로드맵이 가속 페달을 밟는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10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한국배구는 2005년 프로로 전환됐다. 그러나 '프로'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제도부터 인프라 구축까지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높아진 인기에 비해 행정적인 면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파봐야 환부를 도려낼 수 있다. 구자준 KOVO 총재는 극약처방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초점을 맞춘 부분은 유소년 배구 활성화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디딤돌을 다지기로 했다. 어린이들에게 배구의 재미를 전파해 배구선수를 희망하는 꿈나무들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고교 팀수를 늘려야 프로무대도 탄탄해진다. 신원호 KOVO 사무총장은 "배구는 농구에 비해 인프라가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대학교 뿐만 아니라 중고교의 팀들이 미약하다. 무엇보다 실업팀의 기반도 체계적으로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소년 배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지난해 9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프로 팀 연고지의 24개 초등학교와 비연고지 1팀(파주 다문화학교) 등 25개 팀을 대상으로 바운다룬(Bounda Loon)이란 '채 배구'로 어린이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1월에는 KOVO컵 유소년배구 대회도 개최했다. 프로 출신 지도자들이 적극적으로 파견돼 한국배구의 기초를 다지는데 힘을 쏟고 있다.

유소년 배구 활성화는 모든 부분의 뿌리가 된다. 연고지 확대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프로 팀은 수도권에 몰려있다. 충청 이남에는 남자부 LIG손해보험과 여자부 GS칼텍스가 연고로 사용하는 구미밖에 팀이 없다. 연고지 불균형이 극심하다. 이를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이 인프라 구축이다.

팀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중계권료도 늘어나게 된다. KOVO는 KBSN과 향후 3년간 100억원대 중계권료 대박을 터뜨리기 일보 직전이다. 팀수가 늘어나면 방송 노출 빈도수가 높아져 중계권료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타이틀스폰서 금액도 올라가는 것은 떼놓은 당상이다.

한국배구의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신 총장은 "국제경쟁력이 중요하다.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성적이 중요한 이유다. 또 팀간 전력의 평준화도 강조돼야 한다. 승부가 예측가능한 무대가 되면 인기는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제도 개선도 KOVO의 10년 프로젝트를 위한 초석이다. 내년시즌부터 자유계약(FA) 규정을 완화시킨다. 드래프트 규정 완화는 당장 적용된다. 러시앤캐시가 창단되면서 대학 팀만으로 선수 수급이 어려워졌다. 기존 드래프트에선 대학 졸업자(학교 추천시 대학 3학년생도 가능)만 가능했지만, 이젠 고교 선수도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 KOVO 로드맵에 한국배구의 10년이 달려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