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시즌 개막 후 한 달 반. 긴 기다림끝에 드디어 KIA가 '에이스 선발'을 장착하게 됐다. 윤석민(27)이 선발로 돌아온다.
14일 광주구장에서 SK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앞둔 KIA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은 이제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서 "16일 SK전에 선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부상과 재활, 그리고 불펜 투구를 통해 몸상태와 구위를 완전히 조정한 윤석민이 드디어 '있어야 할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윤석민의 선발 복귀는 KIA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주 5연패를 당하면서 침체기에 빠진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카드인 것이다. 게다가 강점인 선발의 힘을 더 극대화할 수도 있다. 효과는 또 있다. 윤석민의 부재 때 임시 선발을 맡았던 신인 좌완투수 임준섭이 불펜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좌완 기근' 현상을 겪던 불펜의 힘이 더 강해지게 됐다.
선 감독은 "윤석민이 선발로 가면 임준섭은 불펜에서 던지게 될 것"이라면서 "선발과 불펜이 좀 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3월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뒤 어깨 근육에 통증이 생기면서 정규시즌 개막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 선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니지만, 어차피 윤석민은 팀에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라면서 서두르지 말고 완전한 몸상태를 갖추고 올라올 것을 주문했었다.
결국 윤석민은 4월 한 달 내내 재활에 매진한 끝에 부상을 털어냈다. 이어 지난 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처음으로 올라왔다. 당시 선 감독은 "당분간은 불펜에서 던지게 하면서 구위를 끌어올릴 시간을 주겠다"고 했었다. 재활을 마친 직후인 윤석민의 부담감을 덜어주면서 보다 좋은 구위를 갖게 됐을 때 선발로 쓰겠다는 뜻이다. 또한 당장 큰 걱정이 없는 선발보다는 투수가 한 명이라도 아쉬운 불펜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에 따라 윤석민은 1군에서 2경기에 불펜으로 나섰다. 4일 목동 넥센전(3⅔이닝 3안타 1홈런 1실점)에서 처음으로 중간계투로 나와 행운의 승리를 따냈던 윤석민은 12일 포항 삼성전에도 경기 중간에 나와 3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1홀드를 올렸다.
한편, 윤석민이 선발로 나서게 되는 16일 경기에 SK는 무명의 백인식(26)을 선발 예고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16일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는데, 마침 백인식의 구위가 좋다고 해서 선발로 투입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2008년 2차 2순위로 SK에 입단한 백인식은 지난해까지 1군 등판 기록이 없는 '중고 신인'이다. 올해 중간계투로 3차례 나서 1패에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이다. '에이스'와 '무명 중고신인'의 대결이 이뤄진 셈이다. 윤석민이 명성을 재확인 할 지, 아니면 SK의 깜짝 스타가 탄생할 지도 관심거리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