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은 지난 해 말 컴백 후 기존 진행하던 프로그램 외에 세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KBS2 '달빛 프린스'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자 두달만에 초고속 폐지를 당했지만 같은 제작진과 호흡을 맞춘 '우리동네 예체능'은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프로그램인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발의 친구들)은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동시간 1위 VS 애국가 시청률
지난 7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은 전국 시청률 6.7%(이하 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고 있는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6.0%)에 앞섰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후 한번도 그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반면 '맨발의 친구들'은 최악의 행보를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달 21일 5.6%로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은 지난 5일에는 급기야 2.9%라는 '애국가'급 시청률을 받아들었다.
둘 다 강호동이 메인 MC를 맡고 있고 집단 MC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버라이어티 형식이지만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동네 예체능'과 '맨발의 친구들'은 찬찬히 뜯어보면 강호동이 메인 MC라는 것 이외에도 강호동이 '리즈' 시절을 이끌었던 '1박2일'과 일맥상통하는 프로그램이다. '1박2일'의 주요 부분을 떼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1박2일'에서 '잠자리 복불복'으로 자주 하던 탁구 게임 등 스포츠라는 요소를 들여왔다. '맨발의 친구들'은 '1박2일'에서 목적지까지 가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하는 모습을 떼어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의 성과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같은 MC인데 왜?
'우리동네 예체능'은 스포츠를 날 것 그대로 살리면서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여러가지 부가 장치가 있긴 하지만 컨셉트의 핵심은 스포츠맨십이다. 때문에 보는 내내 경기에서 눈을 뗄 수 없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감동 코드까지 엮어놓는다. 게다가 스포츠라는 장르는 무궁무진해서 소재가 떨어질 염려조차 없다. 탁구가 지루해지면 볼링을 하면 되는 식이다.
하지만 '맨발의 친구들'은 전혀 색다를 것이 없는 컨셉트가 발목을 잡았다. 멤버들이 해외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맨발의 친구들' 앞에 방송하는 '런닝맨'도 자주 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해외에서 그 나라의 방식으로 생활을 하는 진행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는 평이 많다. 한 네티즌은 "베트남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내용이 뭐그리 관심이 있겠나"라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직 멤버들간의 서먹한 분위기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베트남편을 3주나 진행했다는 것도 시청자를 지루하게 만든 요소로 꼽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한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아느냐'고 물을 것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차라리 외국에서 한국을 알리는 미션을 줬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발의 친구들'은 아직 3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다. 게다가 강호동 외에도 윤종신 김범수 은혁 등 예능감 넘치는 MC군단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순간이 온다면 시청률은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호동이 완벽 부활할 날은 언제일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