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2년사에서 최고의 역전극을 펼쳤으니 그 기분이 오죽할까.
SK 이만수 감독은 9일 인천 두산전을 앞두고 미소가 가득했다. "이런 경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선수를 잘 만난 난 행복한 사람이다"라며 전날의 10점차 역전승의 공을 오로지 선수들에게 돌렸다.
10점차로 뒤지고 있었으니 "Never 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말라)"을 외치는 SK 이만수 감독이라도 다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경기.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경기 중반부터 조인성부터 정근우 최 정 김상현 등을 빼고 경기를 치렀는데 백업 선수들이 펄펄 날며 기적의 역전극을 만들었다.
이 감독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재상이나 정상호 등이 끝까지 열심히 뛰었다. 고참들까지 열심히 하는 자세에서 상대가 우리를 어렵게 보는 것"이라는 이 감독은 "교체돼서 벤치에 앉아있는 주전들이 지고 있는 경기라 가만히 앉아 있을 줄 알았는데 모두들 일어나 열심히 떠들면서 응원을 했다"며 선수들의 하나된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또 이 감독은 "뉴스를 보니 9회 김성현에게 최 정이 초구를 쳐라고 조언을 했다고 하더라. 김상현도 어린 선수들에게 옆에서 조언을 하는 것을 봤다"며 "내가 김성현에게 초구를 쳐라고 했으면 그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동료나 선배가 해주는 조언은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상현은 최윤석과 조성우 등 우타자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투수들의 유형에 따라서 어떻게 치면 안타가 될 확률이 높은지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면서 "그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해서 응용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말해줬다"고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