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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베팅' 다저스, 에인절스, 토론토의 동반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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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질 한다'는 말이 있다.

노름판에서 내깃돈을 주고 받는다는 뜻. 도박의 의미를 품고 있기에 부정적으로 쓰인다. 액면 그대로 크게 벌수도, 크게 잃을 수도 있다.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에서도 '돈질'이 있었다. 돈 보따리를 푼 대표 구단은 류현진의 소속팀 LA다저스와 토론토, LA에인절스 등이었다. 큰 돈을 투자한 세 팀.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짐조차 없다. 비록 시즌 초지만 도박은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약속이나 한듯 기대 이하의 성적 속에 허덕이고 있다.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는 애리조나에 2대9로 패하며 5연패로 NL 서부지구 최하위(13승18패)로 추락했다. LA를 연고로 하는 또 다른 팀, 에인절스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AL 서부지구 4위(11승20패). 지난해까지 내셔널리그에 있던 휴스턴이 옮겨오지 않았다면 꼴찌다. 토론토도 비참하긴 마찬가지. AL 동부지구 최하위(12승21패)다.

다저스의 개막전 엔트리 기준 팀 연봉은 약 2억2000만달러. 30개 구단 중 최고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시작된 '시장 폭격'이 스토브리그까지 이어졌다. 겨우내 단연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새 구단주의 거물급 선수 영입 방침에 따라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 선수가 7명에 이른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최악이다. 문제는 주요선수의 릴레이 부상이다. 현재 DL에 오른 다저스 선수는 모두 8명이다. 그중 잭 그레인키, 핸리 라미레스, 채드 빌링슬리, 테드 릴리, 마크 엘리스 등 거물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올시즌 연봉을 모두 합치면 무려 6500만달러를 넘는다. 최근 숙적 샌프란시스코에게 스윕을 당한 뒤 분위기가 최악이다. 지역 언론의 '부상 유예' 밀월 기간도 끝나가는듯 한 모습. 7일 애리조나 전을 앞두고 취재진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저스의 공동구단주인 NBA 스타 출신 매직 존슨은 시즌 전 "올 시즌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을 하지 못한다면 실패한 시즌"이라고 했다. 안 터지는 중심타선, 허약한 불펜, 불안한 수비 등 현재 다저스의 경기력을 보면 플레이오프나 나갈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다.

다저스와 같은 연고인 LA 에인절스도 상황이 심각하다. 최고 왼손 슬러거 조시 해밀턴 영입을 위해 5년간 무려 1억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앨버트 푸홀스(10년 2억5000만)와 C J 윌슨(5년 7750만)에 이은 2년 연속 통 큰 베팅. 큰 돈을 들여 최강 타선을 구축했지만 에인절스 역시 돈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믿었던 타선이 지지부진하다. 팀 홈런, 타율, 득점 등 타선 지표는 모두 아메리칸리그 중위권. 해밀턴은 2홈런에 타율은 0.208, 푸홀스는 5홈런에 0.237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마운드도 부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불펜 보강을 위해 영입했던 라이언 매드슨과 좌완 션 버넷이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케빈 젭슨과 앤드류 테일러도 아프다. 선발 요원 제러드 위버도 이탈해 있는 상황.

토론토는 두건의 초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 스토브리그를 뒤흔든 팀. 파이어세일에 나선 마이애미로부터 벌리, 존슨, 레이에스, 보나파시오를 싹쓸이해왔다. 뉴욕 메츠에서도 사이영상 수상자 디키를 영입했다. 지출 총액은 2억3000만달러. 다저스(2억4000만)에 이어 지난 겨울 지출 랭킹 2위. 멜키 카브레라와 이스투리스 등도 FA로 영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토론토의 부진 역시 부상 탓이다. 투수진의 출혈이 심각하다.

선발 조시 존슨, 더스틴 맥고완, 드류 허치슨, 카일 드라벡에 불펜 서지오 산토스, 마이클 스위머, 루이스 페레스 등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유격수 호세 레예스도 역시 부상자 명단에 있다. 레예스, 맥고완, 허치슨, 드라벡, 페레스 등은 60일짜리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어 조기 복귀도 힘든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