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는 생물이다.
휘슬이 울리면 곳곳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전력, 체력, 수적 우위에도 결과는 거꾸로 될 수 있다. 돌발변수로 가득하다. 축구의 묘미다.
어느덧 두 자릿수 라운드에 진입했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는 11일과 12일 열린다. 징검다리가 있다. 14개팀 모두 8일 FA컵 32강전을 치른다. 아마와의 대결이라 대부분의 팀들이 1.5군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있다. 단판 승부다.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다. 체력적을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이변의 희생양'이 될 경우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
5월 둘째 주 '스포츠토토 주간 프리뷰 파워랭킹'은 변수를 주목했다. 파워랭킹은 ▶전력 ▶리그 순위 ▶연승-연패 ▶득-실점 ▶변수를 적용, 점수를 매긴다. 100점 만점으로 5개 항목의 배점은 각각 20점이다. 리그 순위와 최근 3경기의 연승-연패, 득-실점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산술화한다. 반면 변수는 주관적인 평가로 채워진다. 기본적으로 홈과 원정, 부상, 징계 등을 고려하지만 예측불허의 또 다른 변수는 상존한다.
▶홈이점의 상관관계
시쳇말로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클래식에서도 홈이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앞세워 분위기를 타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아무리 전력이 뛰어난 팀이라도 원정길은 부담이다.
공교롭게 11라운드 7경기 가운데 6경기(부산-포항, 울산-수원, 전남-전북, 대전-서울, 인천-제주, 강원-성남)에서 원정팀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과 현재의 흐름이 반영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변수 항목만 살펴보면 또 다르다. 2경기에서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 제주는 총점에서 84점으로 인천(77점)에 앞섰다. 그러나 변수 지수는 15대11로 인천이 우세했다. 제주는 홈과 원정의 경기력이 극과 극이다. 올시즌 안방에선 4승1무, 원정에선 1승2무2패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제주는 홈에서 14승3무6패의 성적을 올린 반면 원정에서는 3승12무7패였다.
울산(67점)과 수원(89점)전도 변수에서는 울산이 키를 쥐었다. 18대15가 나왔다. 울산은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강했다. 지난해 두 차례 대전에서도 1승1무를 기록했다. '황선홍 더비'인 부산(74점)-포항(92점), '김학범 더비'인 강원(51점)-성남(65점)전은 포항과 성남의 총점이 높았지만 변수 부분은 박빙이었다.
▶변수 정복, 공부와 분석 필요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징계 선수의 출현은 불가피하다. 클래식의 선수 징계는 규정으로 명문화 돼 있다. 경고 누적 3회 때마다 다음 1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경고 2회 퇴장시에도 다음 1경기,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으면 다음 2경기 출전 정지가 적용된다. 주축 선수들이 징계로 빠질 경우 팀에는 치명타다. 전력 누수를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부상도 공부해야 한다. 부상은 선수들의 숙명이다. 경기는 물론 훈련 때도 발생할 수 있다. 5일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한 전북은 정인환과 김정우가 그라운드에 없었다. 파비오 감독대행은 경기 전날 훈련에서 이들의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각 구단의 부상 소식에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한다. 또 시시각각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그래야 변수를 정복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