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의 충격적인 패배다. 하지만 그럴 만했다.
'디펜딩 챔피언' 마이애미가 7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 동부컨퍼런스 4강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마이애미에 93대8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네이트 로빈슨이 27득점을 올리며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지미 버틀러는 르브론 제임스와 매치업을 이루면서 21득점, 14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마이애미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였다. 포워드 루올 뎅과 커크 하인릭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
마이애미는 2연패를 노리는 팀이다. 정규리그에서 66승16패로 동-서부 컨퍼런스 최다승을 기록할 정도로 강력했다. 크리스 보시가 홀로 지키는 골밑에 약점이 있었지만, 시즌 중반 크리스 앤더슨이 가세하며 골밑 수비를 강화했고,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시카고에 일격을 당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당연히 마이애미가 낫다. 그런데 왜 패했을까.
시카고는 올 시즌 마이애미의 28연승을 저지한 팀이다. 기본적인 힘이 있다. 여기에 매치업 시스템이 시카고가 유리한 부분들이 많다.
마이애미의 골밑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보시가 있지만 골밑의 지배력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반면 시카고는 카를로스 부저와 호아 킴 노아의 더블 포스트가 강력하다. 1대1 골밑 득점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하이-로 게임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날 시카고 센터진의 득점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바운드 숫자는 37대25로 압도했다. 마이애미는 보시 뿐만 아니라 유도니스 하슬렘, 백업 센터 크리스 앤더슨이 모두 부진했다. 그만큼 시카고의 골밑 장악력이 좋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시카고 특유의 뛰어난 수비 조직력도 있다. 마이애미는 86점밖에 넣지 못했다. 르브론 제임스(24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가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은 부족했다. 봉쇄가 불가능한 르브론 대신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을 차단한 시카고의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골밑 뿐만 아니라 가드진에서도 앞섰다. 마이애미 주전 포인트가드 마리오 차머스는 수비가 준수한 선수지만, 네이트 로빈슨의 스피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있는 드웨인 웨이드 역시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예전의 경기 지배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반면 로빈슨은 예전 천방지축 날뛰던 모습이 아니었다. 시카고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그는 창의적인 공격으로 팀 공헌도를 높혔다. 이 부분은 시카고의 스크린에 의한 단순하지만 착실한 시카고 외곽 공격 패턴과 맞물리면서 마이애미 외곽 수비를 허무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결국 시카고가 내외곽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마이애미의 미세한 약점을 건드렸고 결국 역전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마이애미다. 이날 마이애미는 선수 개개인의 투지에서 시카고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1회전에서 밀워키를 4전 전승으로 쉽게 누르고 올라온 부작용이 있는 느낌. 시카고 입장에서는 로빈슨과 버틀러의 예상치 못한 맹활약이 있었다. 그러나 꾸준히 유지될 지는 의문이다. 마이애미는 전열을 정비해 2차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승부는 여전히 마이애미가 유리하다.
한편 서부 컨퍼런스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2차 연장 접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2차 연장 종료 1.2초 전 마누 지노빌리의 극적인 3점포에 힘입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129대127로 눌렀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NBA PO 4강 전적(7일)
▶동부콘퍼런스
시카고(1승) 93-86 마이애미(1패)
▶서부콘퍼런스
샌안토니오(1승) 129-127 골든스테이트(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