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낫다."
시즌초 SK에서 가장 '핫'한 타자는 최 정이다. 4일 현재 타율 3할6리에 8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며 팀내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IA 최희섭과 홈런 공동 1위이고, 타점은 단독 선두다. 이날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서는 투런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렸다. SK는 타선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 정의 활약 덕분에 그나마 공격을 풀어갈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만수 감독이 최 정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할 만도 하다.
이 감독은 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잘 안맞고 있다. 그래도 최 정이 중심타자로서 책임감이라고 할까, 잘 해주고 있어 고마운 마음이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최 정의 타격에 대해 자신의 현역 시절보다 낫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임팩트후 팔로스루가 좋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공을 때리는 포인트가 좋고 맞힌 후 팔로스루가 나보다 낫다. 공에 힘을 실어 때리는 능력이 뛰어나다"라며서 "나도 현역 시절 양준혁이나 이승엽의 타격을 지켜보면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느꼈는데, 지금 최 정은 나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프로 원년 멤버로 지난 97년 은퇴할 때까지 16시즌 동안 252개의 홈런을 터뜨린 프로야구 1세대를 대표하는 거포 출신이다. 장종훈 이승엽 이전 80년대 홈런 타자의 대명사였다. 그런 이 감독이 최 정의 스윙폼이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한 것은 그만큼 그의 시즌초 활약이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다.
이 감독의 칭찬을 전해들은 최 정은 쑥스럽다는 듯 웃음을 지어보이며 "야구가 세월이 흐르면서 바뀌고 시대가 달라졌지만, 나는 아직 멀었다"면서 "타격폼을 조금 바꾸면서 장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타격폼을 조금씩 바꿨는데,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 최 정은 "공을 때리는 포인트를 볼 1개 정도 앞에다 두고 있다. 스윙도 아래에서 위로 걷어올리는 스타일로 바꿨다"며 "힘을 싣는 능력은 좋아졌는데, 단점도 있다. 변화구 유인구에 헛스윙이 많아졌다. 한 경기에 삼진 1개 정도씩을 당하는 것 같다. 내가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정은 올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숫자로 몇 개를 치겠다는 것보다는 작년보다 모든 수치에서 좋아졌으면 좋겠다. 작년에 개인 최다홈런(26개)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커리어 하이를 만들고 싶다. 매년 꾸준히 나은 모습을 보이는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