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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조별리그, 서울 '도약 '수원 '망신' 포항 '한계' 전북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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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아시아 클럽축구의 최고 무대다. 올 시즌 ACL은 아시아 10개국에서 조별리그 진출권을 얻은 32개팀이 출전했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뉘었다. 2일 새벽까지 총 96경기가 열렸다. 16개팀이 가려졌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서울과 전북 포항 수원이 나섰다. 손에 받아든 성적표는 반타작이다.

▶한국 축구 자존심 구긴 수원

당초 16강 진출은 무난해 보였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수원은 H조에서 4무2패(승점4)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공격력이 문제였다. 공격수들이 ACL만 가면 침묵했다. 시작부터 꼬였다. 2월 27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파상공세를 펼쳤음에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3월 13일 귀저우 런허(중국)와 펼친 홈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골없이 비겼다. 분수령은 4월 3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홈경기였다. 페널티킥을 4개나 얻었지만 1개만 성공했다. 수비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6골을 내주면서 2대6으로 참패했다. 나라 망신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진 가시와 원정경기도 0대0으로 비겼다. 4월 23일 센트럴코스트와의 홈경기에서 모든 것을 걸었다. 승리가 절실했다. 무기력한 공격에 발목이 잡혔다. 센트럴코스트의 밀집 수비를 벗기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의 역습에 골을 내주었다. 0대1로 지며 탈락을 확정했다. 귀저우와의 조별리그 6차전 원정경기에서 뒤늦게 골침묵이 풀렸다. 2군 선수들을 내세운 수원은 2골을 넣으며 2대2로 비겼다. 하지만 이미 16강행 버스는 떠난 뒤였다.

▶한계 다다른 포항

포항은 2009년 이후 4년만에 ACL 우승을 노렸다. 황선홍 감독도 ACL 우승을 외쳤다. 하지만 불안 요인이 있었다. 포항은 선수단을 한국 선수로만 꾸렸다. 철강 산업의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포항의 모기업 포스코가 돈줄을 잘랐다. 아사모아와 조란, 지쿠 등 외국인 선수를 모두 팔았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은 없었다. 결국 발목이 잡혔다.

포항은 능력있는 미드필더들을 앞세워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허리에서는 상대팀을 압도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빗나갔다. 꼭 이겨야하는 경기도 놓쳤다. 3월 13일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원정 2차전이 가장 아쉬웠다. 비행편이 문제였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사이의 비행편은 일주일에 3번 뿐이었다.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원정 경기 하루 전에 도착하는 상황이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배천석과 이광훈 등 젊은 피들이 주축이 된 1.5군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이명주와 이광훈의 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겼다. 승점 3점이 승점 1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 때 놓친 승점 2점은 16강 탈락의 원인이 됐다. 포항은 1승4무1패(승점7)로 3위에 그쳤다. 2위 베이징 궈안(승점 9)과는 승점 2점차였다.

ACL을 놓친 포항은 이제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노린다.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해결사가 없어 불안하다.

▶영입의 힘 보인 전북

전북은 K-리그 클래식 4개팀 가운데 가장 어려운 대진표를 받았다. 16강 진출도 쉽지 않아 보였다.

중국 챔피언 광저우는 무리끼와 콘카 등 초특급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재벌인 쉬자인 광저우 구단주는 매 경기 20억원에 가까운 승리수당을 내걸었다. 선수들의 승리 의지를 자극했다. 일본의 명문 우라와 레즈 역시 막강했다. 특히 원정경기의 부담이 컸다. 6만여석의 경기장을 가들 채운 우라와 서포터들이 내뿜는 응원이 부담스러웠다. 태국 챔피언 무앙통 유아니티드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죽음의 조였다.

전북은 2승4무(승점10)를 기록하며 조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결은 선수 영입이었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과 ACL 동반 우승을 노렸다. 더블스쿼드를 구축해야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케빈 이승기 송제헌 박희도 정인환 이규로 정 혁 이재명 등 8명의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브라질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일찌감치 발도 맞추었다. 덕택에 매 경기 안정된 전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다만 수비력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ACL 6경기에서 6골을 내주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9경기에서 12골을 내주었다.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도약 발판 마련한 서울

서울의 봄은 추웠다.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에 대한 견제는 거셌다. 모든 팀들은 서울의 셈법을 알고 있었다. 수비를 단단히 한 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나섰다. 서울도 이런 흐름에 묘하게 말려 들어갔다.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7경기 무승에 허덕였다. 어려울 때 힘이 된 것은 ACL이었다.

첫 출발부터 좋았다. 장쑤(중국)를 홈에서 5대1로 눌렀다. 데얀과 윤일록이 각각 2골씩을 넣었다. 부리람(태국)과의 2차전 원정 경기는 0대0으로 비겼지만 내용은 괜찮았다. 베갈타 센다이(일본)과의 3차전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4차전 베갈타 원정 경기에서 0대1의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5차전 장수와의 원정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16행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2군이 나선 부리람과의 홈경기는 2대2로 비겼다. 서울은 6경기에서 11골을 넣고 5골을 내주었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3승2무1패(승점 11)로 조1위를 기록했다.

ACL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서울은 K-리그 클래식과 ACL 16강전을 노린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대구와 강원을 완파했다. 5일 전북 원정 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생각이다. ACL 16강에서는 베이징과 만난다.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지는 16강 1차전은 14일 베이징 홈에서 벌어진다. 최 감독은 "장쑤전을 통해 중국 원정의 현장 분위기를 느꼈다. 중국 축구의 발전 속도가 빠른데 그에 대한 철저하게 대비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