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쓰는 돈에는 이유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최고 리그답게 스카우팅 시스템도 체계적이다. 결과적 실패가 있을지언정 이유 없는 투자는 없다. 메이저 스카우트들은 아시아 선수(주로 일본)를 선호한다. 엇비슷해보이는 잠재력과 운동 능력임에도 중·남미 선수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스카우트한다. 왜 그럴까. 그들이 매긴 선수 평가. 야구가 전부는 아니다. 생활 자세, 성공에 대한 의욕 등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돼 있다. 아시아계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중·남미계 선수들에 비해 성실하다. 한마디로 야구장 밖에서 '사고' 칠 확률이 적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아시아계 선수가 훨씬 안전한 선택일 수가 있다.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가 울상이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최고 유망주가 야구장 밖에서 잇달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6월 계약한 쿠바 출신 외야수 야셀 피그(22). 쿠바 아마추어 출신 최고 금액인 7년간 4200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야심작. 1m90, 113kg의 근육질 거구로 미식축구 라인백커같은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피그는 힘과 정확성, 스피드를 두루 갖춰 다저스 타선의 미래로 평가받는 유망주다. 하지만 야구 실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미성숙한 정신 자세가 문제.
ESPN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테네시 주 차타누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해밀턴 카운티 보안국 리포트에 따르면 과속, 무보험 운전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다저스 더블A 차타누가에서 뛰던(0.333, 3홈런, 9타점) 그는 최근 엄지 손가락 부상으로 7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부상 치료를 위한 휴식 기간 중 사고를 친 셈.
피그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중 0.517의 타율과 3홈런, 11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빅리그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개막 직전 마이너리그로 떨어졌다. 다저스는 '성숙할 기간이 필요하다'고만 짧게 언급해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시 MLB.com은 '피그는 공개되지 않은 실수 때문에 일찌감치 로스터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단호한 입장. 그는 "6개월짜리 아기에게 스테이크를 줄 수는 없다. 그에게 필요한 교훈들을 배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야구 천재. 빅리그 성공의 전제조건은 야구 실력보다 사생활 관리에 달려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