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우완 사이드암스로 선발 신정락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와의 주말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LG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5회까지 볼넷 1개만 허용하며 노히트노런 피칭을 한 신정락의 호투와 5안타 3타점을 합작한 6~8번 하위타선의 힘을 앞세워 롯데에 4대0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26일과 28일 롯데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올 시즌 팀의 붙박이 선발 자리를 꿰찬 신정락은 이날 뛰어난 직구 구위를 앞세워 5회까지 단 47개의 공만을 던진채 무안타 1볼넷으로 노히트노런 피칭을 선보였다. 4회까지 12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처리하며 '퍼펙트 경기'를 이어가던 신정락은 3-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김대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이날 처음으로 주자를 1루에 내보냈다.
하지만 신정락은 주자가 2루까지 가는 건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 이후 후속 전준우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주자와 타자를 모두 잡아냈다. 이어 박종윤마저 초구에 중견수 뜬공을 유도해 5회까지 딱 15명의 타자만 상대했다.
신정락은 이날 최고구속 146㎞의 직구와 커브(120~128㎞) 슬라이더(131~133㎞) 그리고 싱커(131~137㎞)를 던졌는데, 역시 가장 위력적인 공은 직구였다. '투수의 잘 제구된 직구는 가장 무서운 구질이다'는 명제를 입증하는 듯 신정락은 이날 던진 47개의 공 중에서 68%인 32개를 직구로 선택했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담아낸 것이다. 롯데 타자들은 이 직구를 제대로 치지 못했다.
5회까지 이닝당 투구수가 채 10개도 되지 않아 완투도 가능한 분위기였으나 작은 불행이 신정락의 발목을 잡았다. 오른손 중지 끝부분의 피부가 갈라진 것. 이는 간혹 투수들이 지나치게 컨디션이 좋을 때 생기는 증상이다. 너무 강하게 공의 실밥을 채다보니 손끝의 피부가 버티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신정락은 5이닝 무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만 갖춘 채 6회에 이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신정락의 데뷔 첫 승은 후속 불펜들의 역투로 완성됐다. 이동현(6회)-이상열(7회)-정현욱(8,9회) 등 필승계투조가 이어던지며 롯데 타선을 2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결국 신정락은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첫 승을 신고한 신정락은 "이틀전 불펜피칭에서 좋은 감이 왔고, 오늘 직구가 괜찮아서 자신감있게 던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데뷔 첫 승에 대해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등 기회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선발로서 좋은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LG 타선 역시 초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정락의 첫 승을 도왔다. LG는 0-0이던 2회말 1사 후 6번 김용의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며 찬스를 만들었다. 김용의는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어 7번 정주현이 우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냈다. 이어 3회에는 선두타자 오지환이 롯데 1루수 실책으로 3루까지 나간 뒤 손주인의 희생타 때 홈을 밟아 추가점을 냈다. LG는 계속해서 4회에도 2사 1루에서 8번 최경철의 우중간 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최경철은 8회 1사 3루에서도 내야 희생번트로 타점을 추가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에 위닝시리즈를 거둔 LG 김기태 감독은 "신정락의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고 말문을 연 뒤 "팬 여러분의 응원의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 선수들 모두 멋있는 경기를 했다"고 기뻐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