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리오스-랜들 듀오를 넘을 수 있을까.
올시즌도 외국인 투수 전성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9개 팀 19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투수이고 대부분이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될 수도 있다. KIA 앤서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투수인데 각팀 외국인 투수들이 몇 승을 챙길지가 관심을 모은다. 초반이긴 하지만 몇몇 선수를 제외하곤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 역대 최고의 듀오였던 2007년 리오스-랜들(두산)을 뛰어 넘을지가 흥미롭다.
리오스와 랜들은 2007년 무려 34승을 합작했다. 당시 두산이 70승을 거뒀으니 둘이서 절반을 책임졌다는 것. 리오스는 22승을 따내며 다승왕에 MVP까지 수상했고, 랜들은 12승으로 5위에 올랐었다. 둘은 2005년에도 27승(리오스 15승+랜들 12승)을 만들어낸바 있다. 리오스는 역대 듀오 랭킹 2위에도 올랐다. 지난 2002년 KIA소속으로 키퍼와 확실한 원투펀치를 맡았다. 키퍼가 19승을 거두며 다승 1위를 했었고, 리오스는 14승을 챙겨 둘이 33승을 거뒀다. 2007년 레이번(17승)과 로마노(12승)도 합작 29승으로 최강 듀오 중 하나로 남아있고, 2002년 두산의 레스(16승)와 콜(12승)은 28승으로 역대 4위에 올라있다.
올시즌엔 SK와 넥센이 초반 외국인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미미했던 SK는 확실한 복덩어리를 얻었다는 평가다. 왼손 듀오로 최강의 콤비에 도전하고 있다.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이 맹활약하고 있는 것. 레이예스는 3승1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레이예스는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바탕으로 윽박지르는 피칭이 일품. 빠른 승부로 투구수를 줄여 경기당 투구 이닝이 7⅔이닝으로 올시즌 선발 투수 중 최다이닝을 기록 중. 그만큼 오래 던지면서 팀을 승리로 이끈다. 5번의 등판 모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으나 두번은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 아쉬움이 크다. 세든도 27일 인천 한화전서 7⅔이닝 동안 6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도 1.82로 좋다. 레이예스가 강속구 투수라면 세든은 기교파다. 제구력을 바탕으로한 완급 조절이 좋다. 세든 역시 경기당 6⅔이닝을 소화하는 이닝 이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는 아직 불펜과 타선이 부진한 편이라 7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박희수와 송은범이 복귀해 불펜이 안정되면 레이예스와 세든이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의 나이트와 밴헤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나이트는 16승(2위), 밴헤켄은 11승(7위)을 거둬 합계 27승으로 역대 외국인 듀오 다승 5위에 올랐다. 올시즌 출발도 나쁘지 않다. 나이트는 3승에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고 있고, 밴헤켄 역시 2승2패 평균자책점 2.31의 준수한 모습이다. 넥센은 지난해보다 타선이 더욱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다.
삼성의 강속구 듀오 밴덴헐크-로드리게스도 기대할 만하다, 부상 등으로 합류가 늦었지만 현재까지 보인 모습은 꽤 좋다. 밴덴헐크는 1승만 기록 중이고, 로드리게스는 2패만을 얻었지만 삼성이 타선과 불펜이 모두 좋아 한국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다면 승수 쌓기에 나설 수 있을 듯하다.
3년째 커플인 LG 리즈-주키치도 후보 중 하나다. 그러나 2년간 한국 타자들과 상대하면서 익숙해진 탓일까. 아직은 썩 뛰어난 모습은 아니다. 리즈는 2승2패, 주키치는 1승2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리즈는 4.50, 주키치는 4.03으로 좋지 않다.
올시즌은 휴식기가 있기 때문에 원-투 펀치에게 더 많은 등판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는 그만큼 더 많이 던지게 돼 승리의 기회를 더 가지게 된다. 몇몇 전문가는 20승 투수가 나올 수 있는 기회라고도 한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원-투 펀치가 나올까. 분명 가능성은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외국인 투수 듀오 다승 순위
1위=2007년=두산 리오스(22승)+랜들(12승)=34승
2위=2002년=KIA 키퍼(19승)+리오스(14승)=33승
3위=2007년=SK 레이번(17승)+로마노(12승)=29승
4위=2002년=두산 레스(16승)+콜(12승)=28승
5위=2005년=두산 리오스(15승)+랜들(12승)=27승
=2009년=KIA 로페즈(14승)+구톰슨(13승)=
=2012년=넥센 나이트(16승)+밴헤켄(11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