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녹색 독수리' 에닝요(32)가 K-리그 역사상 두 번째 60골-60도움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최소 경기 60-60클럽에 가입하며 K-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대기록이 작성된 현장은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포항전. 에닝요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26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동국의 골을 도우며 K-리그 통산 60번째 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K-리그 30년 역사에서 60-60을 달성했던 주인공은 신태용 전 성남 감독 뿐이었다. 신 전 감독은 2003년 5월, 통산 342경기만에 60-60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에닝요는 207경기만에 60-60클럽(80골-60도움)에 가입하며 신 감독의 기록을 무려 135경기나 앞당겼다.
전북은 에닝요와 이동국의 활약에 힙임어 무패행진을 달리던 리그 선두 포항과 1대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에닝요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최근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 무릎 바깥쪽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고무열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전북이 0-1로 리드를 허용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닝요를 투입했다.
에닝요는 전북의 세트 피스를 담당하며 킥 감각을 조율했다. 투입 이후 발 끝의 감각은 떨어져 있었다. 프리킥은 길거나 짧았다. 그러나 땀이 나자 킥 감각도 한껏 올라왔다.
후반 26분 에닝요의 발끝이 빛났다. 오른 측면에서 공을 잡은 에닝요는 반박자 빠른 크로스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이동국에게 택배 크로스를 올렸고 이동국이 볼을 잡은 뒤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에닝요의 도움을 이끌어냈다.
이동국 역시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K-리그 통산 144호골과 동시에 198호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최다골-최다공격포인트 기록을 새로 썼다.
전북은 동점을 이뤄낸 뒤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포항 역시 신진호와 배천석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두 팀을 추가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채 1대1로 경기를 마쳤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