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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분리 건의안 채택, NC엔 어떤 영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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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쿼바디스(어디로 가야합니까?)'

통합 창원시에서 옛 마산시만 분리하자는 건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창원과 마산, 진해가 결합해 100만명 이상의 거대 도시가 된 통합 창원시는 지난 2010년 6월에 출범했다.

시의 명칭까지 양보했는데, 옛 창원시가 통합 시청의 위치까지 창원에 그대로 두려하자 이에 대해 반발하는 마산 지역 시의원들이 중심이 돼 건의안을 표결로 통과시킨 것이다. 한 도시에서 발생한 갈등이기에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신생구단 NC 다이노스의 홈 그라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재 NC는 옛 마산지역에 위치한 마산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통합 창원시가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진해육군대학부지를 신축야구장 부지로 밀어붙이면서 프로야구계와 창원시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단은 도시 연고제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마산시가 분리된다면 NC의 연고지는 통합 창원시에서 마산시로 옮겨진다.

이럴 경우 창원시가 야구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하고 있는 진해 신축야구장으로 굳이 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도 문제는 남는다. NC가 창원으로 연고지를 정한 것은 3개의 도시가 합쳐져 100만명 이상의 통합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단이 들어서기 위해선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인구수가 있어야 하는데, 100만명은 이를 충족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NC가 창단하기 이전 KIA와 한화의 연고지가 위치한 광주(147만명)와 대전(152만명)의 인구수가 가장 적었는데, 그래도 150만명 전후는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다시 분리될 경우 마산 지역민은 40만명으로 줄어든다. 마산이 분리돼 통합의 의미가 축소된 창원시에는 60만명만 남게 된다. 마산에 남아 있기도, 그렇다고 창원으로 옮기기도 난처한 상황이 된다.

어쨌든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민 스스로 결정한 자율 통합시에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갈등이 표출된 것은 철저한 지역 이기주의 때문이다. 당초 명칭을 창원에 양보한 후 통합 시청사 후보지 1순위로 마산운동장과 진해육군대학부지 등이 꼽혔는데 가장 많은 인구와 시의원을 가진 옛 창원시를 중심으로 NC의 신축야구장을 진해육군대학부지로 결정하면서 정작 옛 마산지역은 소외됐기 때문이다.

당초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한 마산운동장 부지에 신축야구장이 건설되고, 야구장보다는 시민들의 발길이 적은 시청사의 경우 진해로 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먹기식'의 배분이 이뤄졌고 이마저도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분리 건의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통합 창원시도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기에, 이를 다시 분리하려면 지역민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해 이 법률을 수정하고 국무회의와 국회까지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유치나 행정구역 재분리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통합만큼 분리도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어쨌든 지역 갈등으로 인해 또 다시 NC나 프로야구가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 창원시가 신축야구장 부지 선정 결과와 당위성만 제시했을 뿐, 조사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으며 '무조건 결정을 따르라'라고 강요하고 있는 가운데, 마산시 분리 문제마저 불거질 경우 신축야구장 건설은 더욱 요원해진다. KBO가 23일 창원시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지만, 순순히 자료를 내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연고지 이전이라는 최후의 강수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 정치적 이기주의로 인해 신생구단은 출발부터 멍들고 있다.창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