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입가에 드디어 미소가 나타났다.
서울이 지긋지긋한 무승의 늪에서 탈출, 마침내 K-리그 클래식 첫 승을 신고했다. 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4대0으로 완승했다. 클래식은 지난달 2일 개막됐다. 7경기 연속 무패(4무3패)의 사슬을 끊었다.
최 감독은 "힘들게 시즌을 스타트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무실점 경기를 통해 7전8기를 이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린 하나가 되면 두려운 상대는 없다. 기분 좋다. 심리적으로 패배 의식을 선수단 전체가 가볍게 털어낸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데얀이 1골-2도움, 몰리나가 2골, 고요한이 1골, 차두리가 어시스트로 홈데뷔전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최 감독은 "그게 우리 팀의 강점이다. 주문을 많이했다. 첫 승, 첫 골, 부담없이 정상적인 우리 경기를 하면 앞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갖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올시즌 첫 무실점 경기가 더 기뻤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 참 많이 들었던 것이 강력한 수비다. 그러나 올해 수비가 약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자존심 많이 상했다. 우리 수비는 절대로 약하지 않다.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줬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3-0으로 리드하자 후반 17분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며 절술을 실험했다. 그는 "상대 높이에 부담을 받지 않을까 싶어 한태유를 투입, 중앙수비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무실점을 통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 회복을 하고 싶었다. 변칙적으로 썼다"며 "선수들 자체가 시스템에 적합한 선수들로 차 있다. 공격적인 축구로 생각한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지난해 내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어떻게 도망가는지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올해는 차분한 마음으로 어떻게 쫓아가는지를 보여주겠다"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서울은 승점 7점으로 12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선두 포항(승점 18·5승3무)과의 승점 차는 11점이다.
주장 하대성의 투혼도 빛났다. 그는 후반 11분 부상으로 쓰러져 교체됐다. 최 감독은 "심각한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근육이 좋지 않은 상태에도 간절함과 투혼이 빛났다. 칭찬을 해주고 싶다. 하주장을 중심으로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차두리가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데 대해서는 "경기력 측면 말고 내적으로 팀에 해피바이러스를 짧은 시간에 감염시켰다. 난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선수들에게 항상 자신감과 믿음을 주며 내부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뛴 경기에서 1무1패여서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관성있게 유지했고, 마무리 좋은 크로스롤 선물을 줬다. 장쑤 원정에 가벼운 발걸음이 됐다"고 칭찬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