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드라마 <천명> 팀. 송지효, 이동욱, 임슬옹. 그 중 이동욱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할 만하다. 특히 개그맨 정범균과 짝을 이뤄 개그 코너 '현대레알사전'을 보여줄 땐 개그맨보다 신선한 그런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동욱은 군대 후임인 정범균과 호흡이 무척이나 잘 맞았으나, 그것이 일회성이 아니란 것을 이미 <강심장>에서 증명한 바 있다. 진행 능력에서는 차세대 유망주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단연 돋보이는 이동욱의 진행력은 감자골 4인방과 유재석, 이휘재의 뒤를 잇는 단독 MC 감으로 기대를 준다.
현재 예능계 1인자 라인은 유재석과 신동엽 정도만 건재하고, 대부분 한 단계 물러선 상태로, 기존에 촉망받던 이들이 쉽사리 상위 클래스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기존 2인자나 3인자. 또는 그다음 단계의 클래스를 형성하는 이들은 무척이나 많았으나, 그들만의 차별화된 코드는 막상 쩜오라는 말을 써서라도 상향 조정을 해 주지만, 아직 큰 발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예능계 제작진에게는 큰 시름거리였다.
그런데 그 사이를 의도치 않게 비집고 들어온 이가 있었으니 바로 그가 이동욱이다. 이동욱은 군 제대를 하고 드라마 <여인의 향기>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곧바로 예능 <강심장>에 투입돼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이동욱이 놀라움을 준 것은 생각지 못한 익숙함과 잠재적 끼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익숙함이란 기존 단독 MC로 평가받을 만한 리더십을 갖춘 능력과 더불어 순간 대처능력이라고 하는 부분을 보이는 익숙함을 말한다. 아무도 상상치 못한 익숙함이 이동욱에게는 있었다.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이동욱은 다시 한 번 그런 단독 MC가 가져야 할 덕목이 잠재하고 있음을 보였다는 것은 현재는 가능치 않지만, 예능 MC계에서 욕심이 나는 장면이 됐다.
이동욱은 정범균과 '현대레알사전'이란 코너를 통해서 상황극 코너를 완벽히 보였다. 오히려 신선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개그맨이 보이는 짜인 개그의 정형성이 아닌 풋풋함과 완벽한 연기력이 섞인 웃음은 단연 돋보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그가 가진 능력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상대의 입장을 배려할 수 있는 귀와 입을 가졌다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듣고, 그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는 것은 기존 톱 클래스로 올라서지 못하는 B급 감성의 후보 MC들의 안타까운 면이었다. 그런데 이동욱은 그것을 갖추고 있었다.
이번 출연에서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단면을 평가해 장난으로라도 비난하는 이의 말을 듣고, '그럴 수 있다'며 받아치는 장면은 놀라운 장면이었다. 어떠한 상황이 생겨 상대가 자신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평가해 뒤에서 비난하는 것조차 상대방이 충분히 기분 나빴을 것 같다고 돌려서 생각할 줄 아는 면은 탄력 있는 MC 감의 모습으로 뽑을 만했다.자신을 험담하는 데 추임새를 넣어가며 디스에 응하는 모습. 백돼지라 불릴 정도로 살이 쪘던 것을 개그 소재 삼는 모습도 놀라웠다. 정범균이 폭로한 말 중 '청소를 너무 시킨다. 그렇잖아도 깨끗한 공기인데'라는 말에, 더 깨끗한 공기 마시려 한다는 말은 '이왕 찌는 살 깨끗한 공기로 보약삼아 쪄야지'라는 뜻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우스운 생각마저 하게 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충실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이미 보여준 것은 소지섭의 초간단 수상소감인 '감사합니다'를 커버하는 면에서도 드러났다. 일부 팬과 대중이 오해했겠지만, 그 어려운 상황을 바로 받아 감각적으로 처리한 면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그의 영역이 연기하는 배우의 업이니 욕심은 나도 예능계로 끌어들이지 못하지만, 만약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톱클래스 MC계의 유망주가 되리란 것은 이번 <해피투게더>와 이전 <강심장>. 그리고 잠깐 출연한 <런닝맨> 모습에서 충분히 증명됐으리라 보인다.
<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