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혈액형까지 알아봤을까.
SK 이만수 감독은 마무리 때문에 고민이 가득하다. 시즌전 마무리로 낙점했던 홀드왕 박희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후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고, 임시 마무리로 기용했던 송은범은 14일 NC전서 등판해 오른손 중지 손톱이 깨져 당분간 투구를 못하게 됐다. 이 감독은 송은범을 2군으로 내려보낸 뒤 또다른 임시 마무리를 누구로 할지 고민에 빠졌다.
후보는 이재영과 윤길현 전유수 등. 모두 오른손 정통파로 140㎞ 중반의 빠른 공을 뿌린다. 그러나 공만 빠르다고 마무리를 시킬 수는 없는 노릇. 마무리는 승리를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인만큼 그에따른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두려움없이 자신있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담력이 중요한 자질 중 하나다.
이 감독은 고민을 하다가 후보 3명의 혈액형을 알아봤단다. 전유수 이재영이 O형이고 윤길현이 A형이었다. 이 감독은 "내 혈액형이 O형인데 O형이 보통 공격적이다"라며 마무리에 적합한 혈액형이라고 했다. 시카고 컵스에 새롭게 둥지를 튼 임창용이 O형으로 이 감독의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 이 감독이 본 혈액형으론 전유수와 이재영이 강력한 마무리 후보다.
그러나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인정받는 삼성 오승환의 혈액형은 A형이고 2000년대 중반 현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라이더' 조용준도 A형이었다. 혈액형에 따라 마무리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증.
이 감독은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투수들을 등판시킬 것"이라며 "던지다보면 거기(마무리)에 맞는 투수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