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승수와 마무리 손승락(31)의 세이브가 나란히 가고 있다. 넥센은 8승(이하 16일 현재)을 했고, 손승락은 8세이브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렸다. 손승락은 넥센이 승리할 때마다 함께 끝을 본 셈이다. 마무리의 특성상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넥센이 승리할 때마다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최고 마무리 오승환(삼성)은 이번 시즌 아직 1세이브에 머물러 있다. 삼성이 7승을 했지만 큰 점수차로 앞선 경기가 많아 오승환에게 등판 기회가 많이 돌아가지 않았다.
손승락은 올해로 마무리 4년차다. 2005년 현대로 프로 입단할 때만 해도 선발 보직을 맡았다. 그에게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해준 사람이 김시진 롯데 감독이다. 김 감독이 넥센 사령탑으로 있을 때 손승락을 마무리로 전환했다. 그는 2010년 26세이브로 첫 구원왕에 올랐다. 그 다음해 17세이브, 그리고 지난해 33세이브를 했다.
손승락은 오승환 이상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선호한다. 요즘 손승락은 자신의 직구에 믿음을 갖고 있다. 구속 140㎞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팔이 빠져라 뿌리고 있다. 손승락은 특유의 투구폼이 있다. 1m87의 장신인 그는 정통파 투구폼으로 공을 뿌린 후 전신이 공중에 순식간에 떠올랐다가 떨어진다. 그는 후배들이 절대 자신의 투구폼을 따라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공끝에 힘을 싣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뿌리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투구 이후 수비 동작에서 허점이 있다.
손승락은 도망가는 투구 패턴을 싫어한다. 그래서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는다. 타자들에게 맞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던진다. 실제로 손승락은 세이브 퍼레이드를 하고 있지만 거의 매경기 안타를 허용한다. 16일 롯데전(7대4 넥슨 승)에서도 7타자를 상대로 2안타 1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무실점했다. 그는 이번 시즌 8경기에서 8⅔이닝 9안타 2볼넷 1실점,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했다.
그는 "항상 중간 불펜 투수들에게 고맙다. 점수를 안 주려고 욕심을 내다가 안타를 맞고 어렵게 끌고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매번 반성하고 있다.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이 있다"고 말했다. 겨울에 연마한 포크볼은 시즌 초반엔 아껴두고 있다.
일부에선 손승락이 주자를 계속 내보내는걸 불안하게 본다. 마치 블론세이브를 할 것 같은 위기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고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