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요즘 살얼음판을 걷는다. 투타 불균형이 심하다. 자주 아슬아슬한 경기를 한다. 시즌 초반인데 벌써 끝내기 경기를 세 번했고, 연장전까지 간 경기도 세 차례 있었다. 세 번 끝내기 경기에서 한화에 두 번 승리했고, 두산에 한 번 졌다. 연장전 승부는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15일까지 총 10경기를 한 롯데의 성적은 5승1무4패였다.개막 후 약체 한화와 NC에 5연승한 후 KIA와 두산을 상대로 1무4패했다.
롯데는 16일 부산 홈에서 넥센을 상대로 또 박빙 승부를 펼쳤다. 2회 모처럼 타선의 집중력을 살려 대거 4점을 뽑았지만 넥센 이성열(1점) 강정호(2점)에게 홈런 두방을 맞고 한점차까지 쫓겼다. 결국 8회 4실점하며 무너져 4대7로 역전패했다.
롯데의 이런 경기 양상은 막판까지 승패를 알 수 없어 재미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롯데팬들에게 불안감을 주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롯데 선수들이 받는 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롯데는 시즌 초반 그들이 하고 싶은 '지키는 야구'를 못하고 있다. 2년 연속으로 4번 타자 이대호(일본 오릭스) 홍성흔(두산)이 팀을 떠났다. 그러면서 롯데에는 큰 것 한 방을 쳐줄 슬러거가 없는 상황이다. '소총부대'로 전락했다. 대신 롯데는 마운드 중심의 팀 컬러로 변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가 버텨주는 가운데 경기 초반 리드하는 점수를 뽑고 막강 불펜으로 그 점수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최근 롯데 야구는 이상적인 지켜서 이기는 야구를 못하고 있다. 타자들이 점수를 먼저 뽑아주면 마운드가 그걸 지켜내지 못했다. 16일 넥센전이 그랬다. 롯데 불펜 김승회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어 등판한 최대성도 연달아 무너졌다. 그 바람에 경기가 뒤집어졌다.
지금까지 롯데는 블론세이브를 4개나 했다. 김사율이 2번, 정대현이 2번, 김승회가 1번씩 구원에 실패했다.
롯데의 불펜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승회 최대성 김사율 정대현 모두 승리조에 해당하는 투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돌아가면서 차례로 흔들렸다.
그렇다고 선발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를 정도로 막아주지도 못하고 있다. 1선발 송승준이 3경기에서 1승(평균자책점 3.60), 유먼이 3경기에서 1승1패(4.11), 옥스프링이 3경기에서 2패(4.20)로 부진했다.
롯데 타선의 부진은 넥센전에서도 이어졌다. 2회 넥센 선발 김영민을 4안타 1볼넷으로 두들겨 4점을 뽑았다. 하지만 이후 단 한점도 뽑지 못하면선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15일까지 롯데의 팀타율은 2할6푼6리.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3리로 9개팀 중 꼴찌였다.
돌아온 롯데 4번 강민호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3번 장성호, 5번 박종윤도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하고 침묵했다.
롯데 타선의 잃어버린 집중력은 고쳐지지 않았다. 넥센은 9안타로 7점을 뽑았다. 롯데는 9안타 4득점에 그쳤다. 결국 이런 불균형이 롯데를 5연패로 몰고 갔다. 롯데팬들이 바라는 것은 이런 불안한 경기는 아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수용 2만8000명)엔 7855명의 적은 관중이 입장했다.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롯데는 이번 시즌 5번의 홈경기에서 한번도 매진이 되지 않았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