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0.196와 3. 이게 롯데 야구의 실상이다

by

0.196와 3.

롯데 자이언츠의 내면을 보여주는 숫자다. 0.196은 롯데의 득점권타율이다. 그리고 3은 블론세이브 개수다.

롯데는 12일까지 8경기에서 5승2패1무, 승률 7할1푼4리로 단독 선두다. 2위 KIA(승률 7할)에 0.5게임차로 앞서 있다.

팀 순위는 롯데의 실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롯데는 개막 이후 약체 한화, NC를 상대로 5연승했다. 그리고 KIA에 2연패했고, 4일간 쉰 후 12일 두산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대3으로 비겼다. 두산전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3-1로 앞서가다 8회 2실점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불펜 김사율이 구원에 실패하면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벌써 두번째 블론세이브다. 롯데 마무리 정대현도 한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둘은 롯데 불펜의 핵이다. 둘은 시범까지 마무리 경쟁을 했다. 결국 정대현이 마무리, 김사율이 정대현 바로 앞에서 던지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둘은 차례로 흔들렸다. 둘이 8경기에서 벌써 3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시즌 초반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좋아질 수는 있다. 스프링캠프 때 훈련량이 부족했던 김사율은 이달말 최고 컨디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대현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다녀온 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이제 컨디션이 올라오는 단계라고 한다. 하지만 정대현과 김사율이 지금 처럼 불안할 경우 롯데 타자들과 선발 투수들이 가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가 하고 싶은 '지키는 야구'는 불가능해진다.

롯데 타자들의 득점권 타율이 급기야 1할대로 추락했다.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3점을 뽑기는 했지만 롯데의 결정력은 여전히 떨어졌다. 두산은 선발 올슨이 갑작스런 다리 부상으로 1이닝을 버티지 못했지만 롯데는 대량 득점에 실패했다. 두산의 '낯선' 투수 유희관 오현택 등에게 끌려다녔다. 4번 전준우는 5타수 무안타 1타점, 시즌 타율이 1할8푼2리다. 6번 황재균은 5타수 무안타, 시즌 타율이 1할2푼9리. 황재균은 7회 2사 만루 찬스에서 한방을 쳐주지 못했다. 황재균은 지난 4일 휴식기 동안 특별타격 훈련을 하는 등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두산전에선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공을 따라다니기 바빴다.

현재 롯데 타자들의 타격감은 보통이다. 손아섭 박종윤 등은 괜찮다. 대신 전준우 황재균 등이 부진하면서 연속 안타가 안 나와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잦다. 롯데의 팀 타율은 2할5푼1리.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고 한다. 타선은 원래 기복이 심하다. 잘 칠 때가 있으면 못 칠 때도 있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이 롯데 처럼 이렇게 낮아서는 좋은 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우승에 도전하려면 득점권 타율이 3할 근처에서 놀아야 한다. 득점권 타율은 타격감 만큼 이나 집중력이 필요하다.

롯데는 현재 투타 밸런스가 나쁘다. 득점권 타율을 끌어올리고, 블론세이브를 줄여야 한다. 둘의 수치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