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데이비드 베컴(파리 생제르맹)은 유럽챔피언이 됐다.
1999년, 맨유의 전성기 때였다. 베컴을 비롯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솔샤르, 앤디 콜, 드와이트 요크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의 활약으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다.
베컴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다시 누캄프에 선다. 1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바르셀로나와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원정 2차전을 치른다.
베컴은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이후 동료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미드필더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인정했다. 파스토레는 "베컴은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많은 빅매치 경험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리 생제르맹은 2일 홈 1차전에서 2대2로 비겼다. 그러나 원정 팀이었던 바르셀로나가 두 골을 넣어 파리 생제르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베컴은 동료들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전해줬다. 파스토레는 "베컴이 비슷한 상황을 말해줬다. 맨유가 홈에서 유벤투스와 비긴 뒤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유벤투스에는 지네딘 지단, 에드가 다비스, 필리포 인자기, 디디에 데샹 등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었단다. 베컴은 '0-2로 뒤지고 있었지만, 결국 믿음으로 승리를 이끌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베컴은 과거를 추억하면서 동료들에게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믿음을 형성하고 있다. 파스토레는 "라커에서 베컴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다. 주위를 살펴보면, 모든 선수들이 조용히 경청한다. 마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같다"고 설명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