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잠실구장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 진눈깨비가 날렸다.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홈 팀 LG 연습 시간. '경기를 할 수 있을까'에서부터 '경기를 해도 괜찮을까'까지 다양한 걱정이 교차할 무렵. NC가 잠실에 도착했다. 정작 NC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자 어두운 날씨가 걷혔다. 해가 났다. 여전히 바람이 불어 추운 날씨. 관중 걱정이 됐지만 경기 시작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
NC를 비춘 햇살. 개막 5연패 속 창단 첫승을 갈망하는 NC에 희망의 빛줄기였을까. 그럴 뻔 했다. 부담감만 떨쳐낼 수 있었다면…. 하지만 환경적으로 불리했다. 잠실구장은 위축된 NC 야수들에겐 생소하고도 부담스러운 공간이었다. 넓은데다 흙갈이로 불규칙하게 튀는 그라운드. 추위와 긴장 속에 몸이 굳은 야수들은 실수를 연발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홈 팀 LG 야수들도 깔끔한 수비는 아니었다. 무늬는 치열한 명승부, 내용은 졸전이었다. 승장인 LG 김기태 감독은 "힘든 경기를 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NC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양 벤치 모두 만족지수가 떨어졌던 경기였다.
NC 실책 4개, LG 실책 2개. 안타로 기록된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합치면 추위에 떨며 야구를 지켜보는 팬들로선 짜증이 날 정도였다. 폭투, 패스트볼, 주루사, 포구 미스 등 다양한 미스 플레이가 진열됐다. 경기는 홈 팀 LG의 9대5 재역전승. NC는 4회말 5안타 3도루, 2볼넷에 상대 실책성 플레이를 묶어 4득점하며 4-3으로 역전했다. 하지만 4회말 LG는 양영동 이진영 박용택의 적시타로 3점을 내며 바로 6-4로 리드를 되찾아왔다. NC는 6회 김태군의 적시타로 1점차 추격을 했지만, 7회말 불펜진이 2실점하며 역전의 꿈을 접었다. 1점차 추격을 했지만 6연패 NC는 물론 주중 첫날부터 필승조 전원을 포함, 8명의 투수를 총동원해야 했던 LG 벤치로서도 썩 유쾌하지 않은 경기였다. 9회 2사 1,3루서 등판한 봉중근은 이상호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4세이브째.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