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K부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말술을 사양하지 않는 두주불사(斗酒不辭)였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는 법. 그는 1년 전부터 점점 술이 빨리 취하고, 다음 날 피곤하고 숙취가 심했다. 최근에는 다음 날 너무 힘들기 때문에 술자리가 영 내키지 않는다.
K부장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 술(알코올)은 체내에 저장되지 않고 간에서 대사된다. 알코올 분해과정의 중간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의 독성에 의해 간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이 가해진다. 알코올 대사 결과 지방산이 과다 생성되고, 이로 인해 간 조직에 지방이 과다 축적되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며 혈액에는 중성지방이 쌓이게 된다.
이런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간에 많이 존재하는 글루타치온이다. 글루타치온은 알코올을 해독하고 배출한다. 만약 글루타치온 농도가 낮으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체내 많은 양의 독성 물질들이 축적되어 서서히 각종 세포와 장기에 손상이 오게 된다.
술을 자주 마셔도 젊어서는 간기능이 활발하여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K부장처럼 자주 술을 마셔 간기능이 저하되면 알코올에 대한 해독력이 떨어진다. 술이 빨리 취하고, 다음 날 피곤하고 숙취가 심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글루타치온을 정맥주사를 하면 좋아진다. 이른바 간을 해독시키는 디톡스(Detox) 주사다. 디톡스(Detox) 주사는 잦은 야근과 술자리,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저하된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3~4일 간격으로 5회 정도 투여하여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떨어진 간기능을 회복시켜 잦은 술자리에서도 거뜬하고 술맛 또한 좋게 만들어준다. 디톡스 주사는 체내에 다량 축적된 독소 제거와 더불어 저하된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힐링 솔루션(Healing Solution)이다.
디톡스주사를 맞고 원기를 회복한 K부장, 그의 부하직원과 아내에게는 원성이 자자하다. 옛날처럼 또다시 술자리가 길어져 귀가 시간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