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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에 감춰진 KIA의 진짜 힘, 막강 선발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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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는 토종 에이스 윤석민(어깨 부상)과 한기주(오른손 중지 부상)가 없다. 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군에 있다. 그런데 둘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 KIA 마운드는 탄탄한 선발 투수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2013시즌 초반, KIA는 무서운 화력쇼를 펼치고 있다. 마운드가 약한 한화와의 3연전에선 무려 33득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보였다. 팀 타율이 3할6리다. 개막 후 7경기에서 59득점(29실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8.4득점씩 한 셈이다. 그런데 이런 불방망이의 이면에는 든든한 선발 투수진이 버티고 있다.

KIA는 7일 부산 롯데전에서 팽팽한 투수전 끝에 3대1로 승리, 5연승을 달렸다. 지난 2일부터 한화전 3연승, 롯데전 2연승을 했다.

이 기간 5연승이 모두 선발승이다. 2일 한화전에선 양현종(6이닝 3실점), 3일 한화전에선 임준섭(6이닝 무실점), 4일 한화전에선 소사(8이닝 2실점)가 승리 투수가 됐다. 김진우는 5일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서재응은 7일 롯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동열 감독은 동계훈련과 스프링캠프 동안 마무리 투수 찾기에 골몰했다. 마운드가 안정되어야 우승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삼성 사령탑 시절 만들었던 오승환(삼성) 같은 힘있고 확실한 마무리를 찾았다. 그는 지난해 선발이었던 외국인 투수 앤서니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한기주가 언제 부상에서 돌아올 지 기약할 수 없었다. 싸워 볼만한 마운드의 그림이 그려졌다고 판단했을 때 또 변수가 발생했다. 제3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대표선수로 갔다온 윤석민의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시즌 개막에 맞출 수가 없었다.

선 감독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중고 신인 임준섭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좌완 임준섭은 2011년 입단, 1년의 재활 치료와 훈련을 거쳤다. 그는 3일 한화전에서 프로 첫 선발 등판, 승리를 따냈다. 선 감독은 "윤석민이 돌아올 때까지 임준섭은 계속 선발 등판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준섭의 힘있는 공끝과 배짱투구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양현종도 선발진에 합류했다. 지난해 부활한 김진우도 롯데전에서 호투하면서 믿음을 주었다. KIA 선발 로테이션은 소사 서재응 양현종 김진우 임준섭으로 꽉 채워져 있다. 윤석민이 돌아오면 5명 중 한 명이 불펜으로 내려가야 한다. 한기주도 1군으로 올라오면 불펜에서 대기해야 할 상황이다.

앤서니는 3경기에 구원 등판, 3세이브로 임무를 완수했다.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50㎞를 넘는 묵직하고 빠른 직구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KIA의 불펜에는 베테랑 유동훈(평균자책점 0)과 최향남(평균자책점 2.25)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3.57로 롯데, 두산(3.38)에 이어 3위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KIA를 삼성과 함께 올해 우승 후보로 꼽았다. 시즌 초반이지만 KIA는 투타에서 모두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5위에 그쳤던 지난해 '호랑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2년 연속으로 통합 우승을 했던 '사자' 삼성과 싸워볼만한 파워를 갖췄다. 당분간 KIA를 만나는 팀들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KIA는 9일부터 광주에서 두산과 3연전을 갖는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