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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류현진 시즌 첫 승, 또 다른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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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첫 승을 수확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

류현진은 8일 오전(한국시각) 홈구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6⅓이닝 동안 3안타(1홈런) 2볼넷으로 2점만 내준 반면, 삼진은 6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이날 팀이 6대2로 역전승을 거두며 류현진도 시즌 두 번째 등판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시즌 기록은 1승1패가 됐고 평균자책점은 2.13이 됐다. 류현진은 총 101개의 공을 던지면서 이 가운데 67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았다. 더불어 직구 최고구속은 94마일(약 150㎞)까지 나왔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프로무대를 거친 뒤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승리를 거둔 투수가 됐다. 또 한국인 메이저리그 전체로서는 9번째로 승리를 수확한 투수가 됐다. 가장 최근에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승을 거둔 한국인 투수는 지난 2009년 5월 13일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LA다저스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박찬호였다.

지난 샌프란시스코전과 마찬가지로 이날 역시 초반에는 흔들렸다. 1회초 피츠버그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포심 패스트볼(시속 143㎞)을 던지다 좌전 안타를 내줬다. 후속 닐 워커는 4구째 만에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피츠버그의 간판타자인 3번 앤드루 매커친을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로 포심패스트볼(시속 143㎞)을 던졌다. 이날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LA다저스 선발포수 팀 페더로위츠는 바깥쪽 낮은 코스를 주문했는데, 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로 몰리는 실투가 나왔다. 최근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피츠버그의 핵심타자 매커친은 이를 놓치지 않고, 힘으로 잡아당겨 좌측 관중석 중단에 떨어지는 2점 홈런을 날렸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공식경기 첫 피홈런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진가는 홈런을 맞은 이후에 제대로 나타났다. 후속 개비 산체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홈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금세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팀의 주전 3루수 후안 유리베의 호수비가 큰 도움을 줬다. 유리베는 1사 1루에서 나온 피츠버그 5번 마이클 멕켄리의 좌익선상으로 빠질 뻔한 타구를 날렵하게 잡아내 1루 송구로 아웃시켰다. 이에 힘을 얻은 류현진은 6번 페드로 알바레스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힘겨웠던 1회를 마쳤다.

1회초에 먼저 2점을 내준 LA다저스 타선은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사 후 2번 닉 푼토의 중전안타와 3번 맷 켐프의 우중간 2루타로 된 1사 1, 3루 기회에서 4번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깔끔한 중전 적시타로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2-2로 승부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류현진은 2회부터 위력을 되찾았다. 2회초에 피츠버그 7~9번 하위타선을 상대로 삼진 1개를 곁들이면서 이날 첫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 마르테에게 3루쪽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했으나 류현진은 개의치 않고,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가볍게 잡아냈다. 특히 앞선 타석에 홈런을 맞았던 매커친을 5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다저스 타선은 곧바로 이어진 3회말 공격 때 1사 3루에서 켐프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을 만들어줬다. 이에 힘을 얻은 류현진은 4회 이후로는 '언터처블'이었다. 4회부터 7회 1사까지 11명의 타자를 상대해 볼넷 1개만을 내주는 노히트노런 피칭으로 홈구장을 열광케했다. 다저스 타선은 5회말 공격 때도 1사 3루에서 4번 곤잘레스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류현진의 승리 가능성을 높여줬다.

6회까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는 6번 알바레스. 앞선 두 타석에서 투수 앞 땅볼(1회)과 삼진(4회)을 당하면서 류현진에게 봉쇄당했던 알바레스는 이번에도 류현진의 구위와 다양한 구종에 압도당했다. 류현진은 커브와 슬라이더, 포심패스트볼을 섞어던지며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 삼진으로 류현진이 투구수 101개를 기록하자 LA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올라와 교체를 지시했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홈 관중의 뜨거운 박수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다저스는 7회말 선두타자 저스틴 셀러스의 중월 솔로홈런에 2사 1, 2루에 터진 곤잘레스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태 6-2를 만들며 류현진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타자로 2회와 4회, 두 타석에 들어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4회 2사 1, 2루에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장타를 의식한 듯 힘차게 스윙을 하다가 배트를 놓치는 장면을 연출해 타석에서도 뜨거운 의욕을 보였다. 이날 첫 승을 거둔 류현진은 로테이션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14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