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천수형 만나도 몸싸움 할꺼에요."
이번주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이슈는 '풍운아' 이천수(32·인천)였다. 여전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 복귀전에 이어 '뒤통수 가격 논란'까지 '이슈메이커' 다운 모습을 보였다. '뒤통수 가격 논란'을 통해 새롭게 주목을 받은 선수가 한명 더 있다. 대전의 수비수 김종수(27)다. 김종수는 31일 열린 인천-대전전에서 이천수와 몸싸움을 펼친 주인공이다.
김종수는 "연락 안하던 주위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더라. '너 핫이슈더라'이러면서"라며 쑥쓰러워 했다. 김종수는 당시의 상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종수는 "처음에 돌파를 막다가 먼저 맞았다. 당황했다. 이것 때문에 고의로 가격 한 것은 아니다. 자리싸움 하려고 어깨 넣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 절대 일부러 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종수의 의도와 달리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렀다. 김종수는 '선배를 고의로 가격한 후배'가 되어 버렸다. 김종수는 "많이 당황스러웠다. 경고도 받았고, 나도 당한 것 같은데 나만 욕먹으니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에게 악플이 쏟아졌지만, 다행히 김종수는 악플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스타일이다. 프로축구연맹은 동영상 분석 결과 김종수에게 추가 징계는 내리지 않았다. 김종수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훈련이 잘 안됐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다음번에 만나도 이천수를 꽁꽁 묶고 싶다고 했다. 김종수의 장기는 타이트한 대인방어다. 그는 데얀을 꽁꽁 묶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다.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장기를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필요하다면 몸싸움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김종수는 "이천수와 맞붙어보니 1년 쉰 선수라고 생각이 들지 않더라. 움직임이나 활동량 모두 살아 있었다"며 "다음에 만나도 강하게 할 것이다. 몸싸움도 피하지 않겠다. 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종수는 대전 부활의 숨은 주역이다. 2009년 경남에서 데뷔한 김종수는 올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으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던 김종수는 대전이 시즌 첫 승점을 획득한 제주전(1대1 무)부터 선발로 출전했다. 김인완식 쓰리백의 한축을 담당하며 대전 수비의 안정화를 이끌었다. 김종수는 "감독님께서 열심히 한 모습을 인정해주셨다. '열심히만 말고 잘하라'고 하시는데 그대로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는 "대전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좋아졌다. 지금처럼 꾸준히 경기에 나가서 계속해서 이기고 싶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