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형님구단의 힘은 매서웠다. NC가 창단 첫 경기에서 롯데에 무릎을 꿇었다.
NC는 2일 마산구장에서 뒤늦은 개막전을 가졌다. 프로야구 아홉번째 구단으로서 신고식을 치르는 날이기도 했다. 82년 6개 팀으로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32년만에 아홉번째 팀이 1군에 데뷔했다. 하지만 롯데는 개막전 승리를 벼렀던 NC의 꿈을 깨버렸다. 4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초반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이날 선발등판한 두 왼손 외국인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롯데는 사실상 에이스 격인 유먼을 개막 2연전에 쓰지 않고 아껴 NC와의 첫 경기에 내세웠다. NC는 외국인선수 'ACE 트리오' 중 첫번째인 아담을 출격시켰다.
첫 안타는 롯데가 아닌, NC에서 나왔다. 1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모창민이 중전안타를 날렸다. NC의 역사적인 첫 안타였다. 이날 경기 아담이 던진 초구와 함께 이 공은 향후 NC가 조성할 야구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NC는 출루조차 버거울 정도로 바짝 얼었다. 국내무대 2년차 유먼의 공에 꼼짝 못했다. 4회까지 모창민이 1안타 1볼넷을 얻어낸 게 전부였다. 5회엔 볼넷 2개를 얻어냈으나 점수와 연결시키지 못했다.
득점 찬스를 번번이 날리던 롯데는 NC 선발 아담이 마운드를 내려가자마자 결승점을 냈다. 7회 두번째 투수 이성민을 상대로 황재균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3루타를 날렸고, 박종윤이 볼카운트 0B2S에서 벼락 같은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선전하던 NC의 맥이 풀린 순간이었다.
롯데는 8회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세번째 투수 최금강을 상대로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손아섭은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출했고, 1사 3루서 김문호가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어진 2사 3루서 박종윤의 중전 적시타까지 나와 4-0으로 달아났다.
NC 타선은 철저히 침묵했다. 모창민이 1회에 이어 6회 좌전안타를 날리며 혼자 2안타를 기록했다. 승부가 기운 8회와 9회, 김종호의 좌전안타와 이호준의 우전안타까지 이날 안타는 총 4개에 불과했다. 롯데가 11안타를 기록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 실책 2개를 비롯해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가 속출하는 등 수비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 선발 유먼은 6이닝 동안 2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