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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조짐' 이성열, 밀어친 홈런 속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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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방이었다. 이 한방의 홈런포에 넥센이 웃었다.

넥센의 홈 개막전이 열린 2일 목동구장의 영웅은 이성열이었다. 이성열은 LG와의 홈 개막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2회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첫 홈런포. 넥센 타선은 이 홈런 포함, 단 4개의 안타만을 때려냈다. 6개를 친 LG보다 적었다. 그래서 영양가 만점이었다.

이성열은 2회 1사 1, 2루의 찬스에서 주키치의 초구 직구를 밀어쳤다. 8이닝 완투패. 성적에서 볼 수 있듯이 주키치는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선보이며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성열에게 던진 딱 하나의 실투가 패전으로 이어졌다. 139km짜리 직구가 바깥쪽 높은 곳으로 몰렸고, 이성열은 욕심 없이 결대로 밀었다. 원채 파워가 좋은 타자. 이성열이 밀어낸 공은 쭉쭉 뻗어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날 홈런 뿐 아니다. 시즌 개막 후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는 이성열이다. 지난 3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에서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몰아쳤고 31일 경기에서도 2루타를 때려내며 타점을 추가했다.

이성열의 맹활약에는 비결이 숨어있었다. 염경엽 신임 감독을 만난 후 변신의 과정을 거쳤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성열에 대해 "지난해까지는 공이 200m 날아갈 스윙을 했다.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타 욕심에 지나치게 큰 스윙을 한다는걸 지적한 것. 염 감독은 "200m를 날아가든, 담장을 살짝 넘어가든 똑같은 홈런이라고 설명해줬다. 스윙폭을 줄일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이성열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스윙폭 줄이기에 나섰다. 염 감독은 "달라졌다. 볼카운트가 0B2S으로 몰리면 확실히 스윙이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홈런도 변신의 성과물이었다. 욕심을 버리고 가볍게 툭 밀어치니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 나왔다. 염 감독이 경기 후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특히, 밀어쳐서 홈런이 나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칭찬했을 정도였다.

이성열도 신이났다. 2010년 두산 소속으로 24홈런을 친 뒤 2011년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렇게 지난해 7월 넥센으로 트레이드 돼왔다. 하지만 염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다시 태어나고 있어 신이 날 수밖에 없다. 이성열은 홈런을 친 뒤 왼 손으로 염 감독의 가슴을 터치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성열은 "감독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다. 앞으로도 홈런을 치면 계속 할 생각"이라며 "트레이드 돼온 선수를 계속 기용해주신다는게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타석에 서서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시합에 꾸준히 나갈 수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